느리게 더 느리게

우리를 확증편향하도록 만드는 빨리빨리

by 강민수

바야흐로 대정보의 시대입니다.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셀럽의 뉴스와 사건 사고를 넘어 이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까지 노출되어 있습니다. 전보다 많은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우리는 점점 빨라졌으며 실제로 1940년도보다 지금의 걸음걸이가 약 10-20프로 정도 빠르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대정보 시대에서 빠른 처리는 우리를 어떻게 만들고 있을까요?


속독법이 유행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책을 굉장히 빨리 읽는 것을 뜻하는데 많은 지식을 짧은 시간에 습득할 수 있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독서 대가들은 책을 아주 천천히 읽는다고 하여 의아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전에는 책을 아주 빠르게 읽었지만 요즘은 점점 더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빠르게 읽는 속독법은 진짜 맞는 방법일까요?


책을 빠르게 읽는 것은 책을 이해한다기 보다 기억하는 것에 가깝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억은 자기가 알고 있는 내용을 잘 기억하고 모르는 내용은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속독법, 책을 빠르게 읽는 것은 자기가 알고 있는 원리에 부수적인 정보만 기억하게 되어 독서로 얻게 되는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저도 느꼈습니다. 책을 빠르게 읽는 경우 제가 알고 있는 지식에 부수적인 사례, 단어 정도만 추가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정보 시대에 정보 습득이 이와 유사합니다. 우리는 속독법 같이 빠르게 정보를 처리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속독법 같은 스키밍으로 빠르게 제목만 보거나 앞부분, 뒷부분만 보고 정보를 처리합니다. 온라인 뉴스로 스키밍하다보면 자기가 관심 있어 하는 부분에서 단어 수준의 정보만 가져가려고 합니다. SNS나 유튜브에서 뉴스를 접할 때는 사실 관계보다는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에서 자극적인 것을 보게 됩니다.


대정보 시대와 동영상 알고리즘은 우리를 더욱 더 확증편향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빨리빨리가 반대쪽을 이해하지 못하게 하고 모르는 것은 쳐다보지도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중도는 점점 사라지고 극단주의가 점점 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극단주의가 커지면 진영논리가 되고 대화가 힘들어 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어쩌면 느리게 더 느리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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