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전을 꿈꾸며 마카오 비행기에 올라탔습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저의 도박사 재능과 기질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흥분되고 설레었습니다. 복권 한 장을 가슴 안에 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마카오까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출발 전 흥분된 마음이 차분해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카오에 도착하면 화려한 분수쇼를 볼 수 있습니다.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 분수가 화려하듯 카지노 하는 도시의 분수는 필수인 듯합니다. 비행하며 조금 가라앉았던 마음이 다시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화려한 분수쇼가 카지노에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마카오에는 따로 카지노호텔이 있는 게 아니고 대부분 호텔에서 카지노가 가능합니다. 유명한 카지노가 몇 군데 있었고 그중 한 곳을 방문했습니다.
저는 카지노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초보도 쉽게 할 수 있는 슬롯머신으로 향했습니다. 현지 가이드분이 라스베이거스랑 마카오랑 차이점은 라스베이거스는 한번 터지면 크게 터지는데 잘 안 터지고 마카오는 잔잔바리가 많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가이드인생 20년 동안 마카오에서 돈을 따서 가신 분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조금 따다가 더 잃고 가는 패턴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이 저의 도박 욕구를 불태우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한국분들이 한 10명 정도 슬롯머신에 도전했습니다.
저는 먼저 슬롯머신을 전체적으로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대충 8대 정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제일 안 터진 슬롯머신을 잡아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약 3분 뒤 1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15만원이 됐습니다. 그 순간 김진명 작가의 도박사 소설이 생각났습니다. 생각보다 적은 금액만 따고 절제하고 게임을 그만두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비록 5만원 밖에 얻지 못했지만 여기서 저는 그만했습니다. 수수료 20프로를 내고 바로 달러로 바꿨습니다. 게임은 관전시간 30분 + 게임시간 3분 정도 했습니다. 수수료가 아깝다 생각하지 않고 바로 달러로 바꿨습니다. 수수료 빼면 4만원 정도 벌었습니다.
가이드분이 왜 게임 안 하냐고 저한테 물어보셔서 제가 5만 원 따서 환전했다고 하니 마카오까지 와서 이렇게 게임하는 사람 처음 봤다고 황당해했습니다. 황당해하는 모습에 흔들릴 뻔했지만 참았습니다.
다음날 가이드분이 한국분 10명의 카지노 성적에 대해 알려주셨습니다.
다들 10만원 정도 시작해서 저 포함 3분 정도 조금 따고 나머지 7분은 그대로 끝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돈따신 3명 중 한 명은 완전히 빠져가지고 밤새 백만원정도 잃으셨다고 했습니다. 결국 돈을 딴 건 저뿐이었습니다. 김진명 작가의 도박사 소설 주인공이 된 것 같아 묘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박사의 재능을 한번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고 다시 일상해 복귀해 열심히 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