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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갈리는 인도 배낭여행

by 강이안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 - 인도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광고카피 공감 못하는 호불호가 갈리는 인도 여행입니다. 처음 뉴델리 공항 도착해서 찜질방 같은 습도에 숨이 턱 막혔고 알 수 없는 쾌쾌함이 인상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공항은 나라의 첫인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쓸 텐데 이건 알 수 없는 냄새와 습도로 불쾌지수가 급상승되었습니다. (참고로 6월에 도착했습니다)


첫인상

뉴델리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낡고 지저분한 모습을 보고 사진이랑 너무 달라 아 사기당했구나 집에 가야지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환불해 달라고 한국에 전화했지만 환불이 안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지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음식은 정말 입에 맞지 않았습니다. 소를 신성시하고 돼지도 안 먹는지 맥도널드를 가도 비건 햄버거가 있었습니다. 소 사육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버펄로를 대신 먹는데 고무를 먹는 듯 씹히지가 않습니다. 길거리에 탄두리 치킨은 그나마 입에 맞는데 인도 사람들은 똥을 손으로 닦는데 잘 안 씻는 분도 계신다는 말에 좀처럼 길거리 음식에 손이 가질 않았습니다. 인도의 유명한 짜이차도 곳곳에서 팔았습니다. 향이 좋아 처음엔 조금 사 먹었는데 이것도 비위생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하고부터 마실 수 없었습니다.

운동장이나 길거리에는 들개와 소가 막 지나다니는데 거의 유일한 치사율 100프로 광견병이 너무 무서워서 길거리를 돌아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들개 진짜 많고 무섭습니다.

히말라야 가는 버스에서 미국사람이 옆에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특이하게 단검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CIA와 과학 수사를 하신다고 하셨고 단검은 들개와 싸우기 위해 가지고 다닌다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개 눈을 그으면서 생존을 위한 사투 끝에 살아남으셨다고 했습니다.


카오스

차도에는 왜 그리 경적을 울려 되는지 머리가 지끈합니다. 거의 카오스입니다. 계속 울려대고 있습니다. 사람들 친절도는 세계 최악입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카스트제도(계급사회)가 약간 남아있는데 거기서 제일 아래가 외국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냥 등쳐먹는걸 아주 태연하게 합니다. 절대 싸움 나면 안 됩니다. 막 주위에서 다 인도사람들 편만 듭니다. 히말라야 가는 기차에서 잡상인 같은 사람이 와서 막 물건 사라고 하고 갔는데 가면서 제 짐을 같이 가져갔습니다. 바로 뛰쳐나갔는데 없어졌습니다. 사진, 핸드폰, 카메라, 여권사본 다 잃어버렸습니다. 꼭 여권 사본으로 가지고 다니시고 짐은 체인으로 걸어두세요. 여기 기차는 2박 3일 갈 때도 있는데 밤에 잘 때 그리 털어간다고 합니다.

아까 언급했듯이 카스트제도가 남아 있어 흙수저로 태어나도 운명으로 생각하고 다음 생을 기약하며 받아들이고 살아갑니다. 한국에서는 그래도 나라를 비판하며 어떻게든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인도는 그냥 받아들이고 살았습니다.

어른들은 우리나라 60년대를 보는 것 같다며 향수에 젖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힘들었습니다. 머리 깎으러 한번 미용실 갔는데 색종이 자르는 작은 가위로 머리를 잘라 진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냥 셀프로 자르는 거랑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도의 매력

그렇다고 마냥 단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카스트제도 최상위 계급인 브라만 친구들은 아주 매너가 좋습니다. 외국인에게 특히 친절하고 영어도 잘하고(당연히 모국어 수준이니) 배울 점이 많습니다. IT강국이라 한국에도 그런 관점에서 이미지가 좋더라고요. 뭐 모두가 마찬가지겠지만 인도에 대한 자부심도 강합니다. 대학 정규과정을 마친 인도인들은 영어가 모국어 수준이며 학교를 다니지 못한 분들은 힌디어를 사용합니다.

한국인들도 많지만 유럽인들이 엄청 많습니다. 애플의 스티브잡스도 수양을 위해 인도를 온 것으로 유명하죠. 갠지스강이라는 사람들 죽었을 때 떠나보내는 곳이 있는데 여기에 유럽분들이 많았습니다. 곳곳에 좀 대마초 하는 곳 같은 장소도 있었습니다. 특히 관광지라고 생각해서 한국분들이 막 웃고 사진 찍고 하는데 인도분들에게는 굉장히 경건한 곳이라 조심해야 합니다. 들리는 얘기로 사진 찍다가 핸드폰 박살 났었다고도 했습니다.

사랑

인도는 김종욱 찾기 등으로 유명해져 갑작스러운 사랑을 기대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사랑을 찾으신 분도 봤습니다. 인도에서 처음 알게 되어 한국에서도 계속 연락하며 지내다가 10년 후 연인으로 발전하여 결혼까지 했습니다.

관광이 아닌 여행자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매력은 있습니다. 마음이 많이 열리게 되고 묘한 매력이 있는 나라입니다. 저도 쑥스러움이 많아 처음 보는 분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인데 인도에서는 마음의 벽이 없어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여자 혼자 오시는 분들도 생각보다 꽤 있었습니다. 남자인 저도 하루하루가 힘들었는데 더 잘 지내는 여자분들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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