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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존재

모든 시작의 선

by 달난별난

내가 아무것도 아니었던 나날

엄마는 보이지 않고

아빠는 영영 떠난 어린 날


“왜 나는 여기 있는 걸까”

수없이 되묻던 밤들


그때 나를 처음 받아준 건

새하얀, 아무 말 없는 종이였다


그곳에

나는 펜을 들어

가만히 선 하나를 그었다

비뚤고 불완전한,

하지만 분명한 ‘나‘였다


그 선 위에서

나는 이유 없이 존재할 수 있었다

하얀 세상 속, 나의 세계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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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