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물과 푸른 소나무
이번 주는 내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야.
몸을 혹사하고 세상을 소비하고 나를 소모하고
그렇게 소멸에 더없이 가까운, 꺼져가는 일주일을 보냈어
그러다
하얀 종이에 푸른 소나무를 꾸역꾸역 그렸어
형체 없는 물을 떠서 푸른 물감을 나무인 척 바르고,
하얀 종이에 푸른 물을 먹이고 또 먹이고.
그러다 보니 별 거 아닌 나 같은 그림이 완성되었어.
온종일 바라보고 있으니
그런대로 위로가 돼.
그런대로 툭 걸어두고
그런대로 살아보지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