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설날 풍경을 그려봄
어릴적 설날이 오면ᆢ
며칠 전부터 설레었다
가래떡 흰 쌀떡 부침개 고소한 냄새
마당에 가마솥 걸고 장작불 지피고
닭 한 마리 푹푹 고아 삶고ㆍ
읍내 대목 장날은 사과 배 곶감ᆢ
어머니의 거친 손은 새벽부터 밤까지
분주하고.
시골 떡방앗간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흰쌀가루 가래떡 똑같아도
우리 것은 쌀한말 귀신같이 알았다.
저녁 무렵이면
이집저집 자식들 친척들
고향 찾아 내려오고
집집마다 굴뚝에 연기 피어올라
검정 무쇠솥엔 차례떡이 켜켜이
익어갔다.
집안 남자들은 이발소 가는 날
예를 갖추고.
밤 12시 아궁이 불이 꺼지면
설날 전야 고된 허리
구들방 아랫묵에 지지네ᆢ
밤은 짧고 새벽 동트기 전ᆢ
설음식 상차림 차려지고
조상님께 큰절 두 번 하면
설날은 벌써 집안에
가득했다.
글쓴이. 김영석
2026년 2월 14일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