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재밌게 챙겨보던 프로그램들이었다
그 맘때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오는 아가들이 마침 우리 아이와 비슷한 또래여서 공감과 동질감에 즐겨 봤었다.
'구해줘, 홈즈'도 재밌었다. 내가 살림을 하다 보니 집이라는 공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으며, 나중에 집을 살 때에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흠.......!
언제부터였을까.
혹시라도 그 프로그램들이 보이면 일부러 채널을 돌린다. 어차피 집은 살 수 없으니깐!
근자감의 표본으로 살았던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벽을 만나 좌절할 때가 있다. 다행히 욕심이 크지 않아 지금의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지만 가끔씩 외부매체로 인해 한 번씩 경제적인 결핍에 뼈가 저리면 신경계가 아주 심하게 뒤틀린다.
- 요즘엔 왜 그렇게 연예인 애들 나오는 게 보기 싫은지 모르겠어! 저런데 돈 받고 가는 거겠지? 난 돈이 없어 못 데리고 가는데......
-요즘에 그러냐? 난 옛날부터 그랬다.
-옛날엔 그래도 이렇진 않았던 것 같은데.
-난 연예인들 지네 집자랑 좀 티브이에서 안 했으면 좋겠어!
-그러게, 옛날엔 그런 거 재밌었는데. 왜 이렇게 싫어.
-그거 봤냐? 무슨 사생활인데....... 야, 애들끼리 막 미국인가 어딘가 외국 나가고, 보면 정말 짜증 나!
-그러게. 우리 애들은 아직 일본도 못 가봤는데......
-그러니깐! 제발 그런 것 좀 안 나왔으면 좋겠어!
부러우면 지는 건데.
여기저기서 보기 싫은 것들이 너무 넘쳐난다. 자랑질하는 그것들이 그들의 인생 전부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그것 자체가 너와 나의 인생 차이처럼 현혹되어 버릴 때가 있다.
나도 상상했던 내 아이들의 방이 있는데, 방이 너무 좁아서........
"아 가슴 아프다!"
이번 주말에는 정신 수양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물질적인 것 따위로 나의 삶을 흠집 내지 말자!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는 뜨거운 사람이었다. 엄마는 늘 한량이란 표현을 쓰며 엄마의 고생의 원천으로 푸념하실 때가 많았다. 꿈도 있고 날고 싶었던 사람이었지만 처자식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온전히 성실한 가장도 아니고, 처자식 외면하고 꿈을 좇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가여운 사내였다.
엄마는, 어쩔 수 없이 생활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 우리 시대의 억센 어머니의 모습 그 자체였다. 여자로 살 수 없었으나 , 생활력만 강한 사람으로 살기에는 사랑이 필요한 젊은 여자였다.
아빠는 간혹 티브이에서 젊은 가수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유독 싫어하며 채널을 돌렸고 엄마는 사이좋은 부부들이 나오는 영상물을 싫어하며 보기 싫다고 채널을 돌렸다.
그때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얼마나 숱하게 보기 싫은 것들이 많았겠는가. 그 다양한 결핍을 품고 하루를 살고 하루를 살아 우리를 지켜내신 것이다.
그랬구나! 엄마랑 아빠 그때 그래서 그랬구나!
나 역시 이 늦은 나이에 숱한 결핍에 좌절하지만 배운 그대로 중요한 것을 지켜 내리다!
그 따위 결핍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