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쓰다 우는 사람, 나야나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있다.
다른 동기들보다 일찍 학위 논문을 쓰게 되었고,
미루고 싶었지만 교수님의 강경한 의견에 따라 예비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실 벅찬 스케줄이었기에 가능할까?란 의문을 갖고 미루고 싶었다.
적어도 논문을 위한 시간이 여유로워야지 고통도 덜 느끼고, 고통도 즐기며 할 수 있을 테니라는 생각이었다.
근데 뭐, 이왕 지금 해야한다면 열심히 해 봐야지. 라는 마인드로 자주 논문으로 밤을 새고, 와중에 학기 수업도 듣고, 과제도 하고, 프로젝트들도 하고, 개인연구랑 공동연구도 하고, 강의도 나가는데 이상하게 학위 논문을 쓸 때 종종 눈물이 난다.
기쁨의 눈물, 슬픔의 눈물.. 보다는 억울함의 눈물 같다.
일단 바쁜 일상 중에 논문을 쓴다는 알 수 없는 억울함, 바빠죽겠는데 논문은 잘 안 써지고, 내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글이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자괴감, 피드백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내 글 꼬라지, 끝없이 봐야하는 참고문헌들을 마주하다보면 새벽에 갑자기 눈물이 터질 때가 있다.
아 물론 학위 과정이 기쁨이라면 그것 또한 위험한 증후라고 보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까지 슬플 일인가 싶다.
너무 우울해서 인터넷에 '박사 논문 쓰다 울었음'을 쳤더니 그래도 소수의 글에서 박사 학위논문을 쓰다가 울었다고하여 동질감과 내가 이상한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으로 안심도 들었다.
그리고 나도 다른 누군가 학위논문 쓰다 울고 있음 나도 여기서 울고 있으니 넘 슬퍼하지 말라는 위로를 위한 글이기도 하고.
내 연구가 '엄청난', '세상을 바꾸는' 연구가 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그런 연구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연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써내려가고 있지만, 바쁜 일상 속 잠을 포기하며 쓰고 있다보면, 그리고 그만큼의 노력에 비해 글의 완성도는 한 없이 낮다고 여겨지면 그렇게나 속상하고 우울할 수가 없다.
시간이 문제일까.
교수님은 나에게 글을 잘 쓴다는 건 알고, 여러 게재된 논문들로 증명되어 왔지만,
학위논문은 긴장해서 그런가 평소 만큼의 능력치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러나, 그 점에 의문을 가지는 자는 교수님보다 저인데요..
나야 말로 왜 나는 머릿 속에 떠다니고 정리된 생각을 그대로 글로 적지 못하는지,
왜 내 글은 그렇게나 어렵고 빙빙 꼬여보이는 지,
제가 제일 한탄스럽고 제가 제일 절망스럽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예비 심사로 마음은 급한데 몸은 계속 밤샘을 하다보니 축 쳐지고 멘탈은 나갔다.
그래서 오늘도 글을 쓰다 갑자기 울컥해서 울고.. 책상에 코 박고.. 뭐 그러고 있다.
뭐 이러다 예비심사보고,
결과 나오면 그거대로 살겄지.
그냥.. 모든 박사과정생들에게 위로하고 싶어서.
학위논문 쓰다 우는거 정상이라고.. 모니터 보다 우는 거 당신 뿐만 아니라 여기 인터넷 세상 속 저도 그렇다고..
에휴. 힘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