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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지아 Jul 17. 2022

심리상담 4회기, 아직은 직면하는 과정이 무서웠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심리상담(개인상담) 4회기, 피하고 싶었습니다.

#1. 심리상담 4회기, 오늘은 상담 2시간 전부터 긴장감이 심하게 높아진 날이었습니다.
#2. 피하고 싶었습니다. 아직은 직면하는 과정이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3. 하지만, 심리상담(개인상담)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던 주된 이유가, 내가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그 주제를 마주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4. 2020년 작년에 이어, 2022년 두 번째 상담에 참여하고 있는 중입니다.
#5. 이제는 내 이야기를 꺼낼 수도 있지 않을까.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나를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 심리상담(개인상담) 4회기, 오늘은 상담 2시간 전부터 긴장감이 심하게 높아진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상담실로 출발하기 2시간 전부터 긴장감이 심하게 높아진 날이었습니다.

오전부터, 업무를 하며 자리에 앉아있던 순간에도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루 종일 한숨을 쉬고 있던 제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대충 오늘 어떤 이야기의 주제로 상담이 진행될지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바로, '생각 미루기'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선생님과 나누어 보기로 한 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 피하고 싶었습니다. 아직은 제 모습을 직면하는 과정이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저번 주 상담을 마친 후 저는 매일 오후 8시를 '생각 미루기' 시간으로 지정하였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보냈고, 습관처럼 몸에 베여있던 제 행동 패턴(매 순간 반복되는 나쁜 기억)을 직접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무서웠습니다.

생각 미루기 시간 동안 어떤 생각들을 해왔는지. 그 생각들에 대한 주제가 무엇이었는지. 그토록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던 그 주제... 가 무엇이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경험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순간에 직면하게 될까 봐 그게 너무나도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가지 않은 채 도망치고 싶기도 했습니다.

#생각 미루기(오후 8시): 하루 중 미루어두었던 생각들을 마음껏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으로 지정.
이런저런 생각들로 업무 집중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던 저에게 '생각 미루기' 시간은, 단순하지만 긍정적인 효과로 일상생활에 많은 안정감을 되찾아 주었습니다.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부정적인 생각들에 치이며 나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고 있었는지, 그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 주었습니다.


#3. 하지만, 심리상담(개인상담)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던 주된 이유가, 내가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그 주제를 마주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하지만, 무작정 도망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상담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던 이유!

그 주된 이유가, 내가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그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서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며 정신이 번뜩 들었습니다. 너무나도 어렵지만... 그 순간을 언젠가는 분명 직면하게 된다는 것. 직면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4. 지금 저는 2021년 작년에 이어, 2022년 두 번째 상담에 참여하고 있는 중입니다. 

<내담자로서 발전된 모습>
첫 번째 상담: 무조건 회피하려 했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았던 내담자.
두 번째 상담: 나 자신을 위한 챙김을 시작해보고자 노력하기 시작한 내담자.

작년 첫 상담에서 저는 무조건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던 내담자였습니다. 자신을 위한 노력은 이행하려 하지 않으면서, 변화를 원했습니다. 무섭다고, 자신의 이야기는 꺼내놓으려 하지도 않으면서, 상담을 통해 변하지 않는다고 방황하며, 반항했던... 그런 나쁜 내담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렇게 상담이 종결된 후, 이제 나는 더 이상 방법이 없다며 무기력한 시간을 보냈고, 상담시간을 원망했고, 이런 제 모습을 합리화시켜 보려 안간힘을 쓰기도 했었습니다.

직면이 너무나 무서웠으니까요.


#5. 2022년 이제는 내 이야기를 꺼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나를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용기를 내고 있는 건지.

이제는 나의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 시점에 도달해 있는 건지.

도저히 이대로는 못 살겠다. 또다시 반포기의 상황인 건지.

머릿속이 참 많이 복잡했던 날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상담 선생님의 강단 있는 모습과 속도에, 그리고 그 따뜻함에, 이제는 나 자신을 맡겨볼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제가 꺼내놓고 싶어 하지 않는 주제를 이야기해볼 수 있도록 유도해주시는 선생님의 질문들이 힘겹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갔으면 싶은데요"
"우리가 이 이야기를 좀 더 해보았으면 좋겠는데요"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등등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나올 때까지 길어지는 침묵.

차분하고 침착하게 내담자를 바라보는 선생님의 눈빛, 안정감.

그리고 내담자의 속도에 맞추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나올 때까지 끝까지 인내하고 배려하며 기다려 주시는 선생님의 모습 속에서.

이제는 내가 나의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언젠가는 내 이야기를 선생님과 나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오랜 세월 홀로 버텨내며 쌓여왔던 가슴속 응어리를 상담 과정 안에서 선생님과는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제 자신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인생의 판을 뒤집는 아들러의 가르침-

< 심리상담 >

무의식을 통제하며 집중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무작정 회피했던 순간들을 한 장 한 장 직면한다.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삶과 그 삶 속에서 제 각각의 선택들.

어느 하나 부정하고 싶었던 시기를 지나 현실의 경계에 서 있는 지금,

이제는 나도 균형을 찾아가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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