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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지아 Aug 06. 2022

심리상담 10회기, 공감이 가져다주는 안정감이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심리상담(개인상담) 10회기, 진정한 나를 만나는 과정의 어려움.

#1. 합리화^^;; 오늘은 이 단어가 이렇게나 마음에 와닿습니다.
#2. 심리상담(개인상담)을 시작한 지 어느덧 10회기가 되었습니다.
#3. 상담을 시작하면서 일상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4. 매일같이 기다려지는 상담도 그 과정이 매번 안정적이고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5. 진정한 나를 만나는 과정의 어려움.

#1. 합리화^^;; 오늘은 이 단어가 이렇게나 마음에 와닿습니다.

내 나이 어느덧 30대 중반.    

30년이 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저는 그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이야기해보지 못했습니다. 아니요,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내 상황을 하나하나 왈가왈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괜히 이런저런 말들만 많아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되돌아보면 외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홀로 참 많이도 애를 쓰며 살았구나.라고 저를 구박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주변의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현재까지 버텨내는 삶을 살아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합리화^^;; 이 단어가 오늘은 이렇게나 마음에 와닿습니다.


#2. 심리상담(개인상담)을 시작한 지 어느덧 10회기가 되었습니다.

2022년 하루하루 평범하자 노력했던 일상 속에 상담이라는 과정이 함께 병행되기 시작했고, '공과 사'였던 일상이 '공과 사, 그리고 상담'으로 확장된지도 어느덧 세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상담을 마친 후 하루하루 일기장을 기록해 나간지도 어느덧 10회기가 지났습니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많이 닳은 책인 일기장. 그 기록을 통해 나 자신의 내면을 좀 더 깊게 탐색해 볼 수 있음에 신기하기도, 앞으로의 과정이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3. 상담을 시작하면서 일상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대한 시간 개념이 좀 더 확실해지기도 했고, 지금은 하루 24시간 시, 분, 초 그 시간의 흐름에 집중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마주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상담이 마무리된 후 머릿속의 생각들이 부쩍 더 많아지게 되는 것을 느끼고 있는데요, 상담 내용을 계속 대뇌이며 생각하게 되는데 그 생각들은 상담 당일 밤새 지속되기도 하고, 한주 내내 지속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선생님과 나누었던 대화, 그 안에서의 답변. 선생님의 표정과 말투. 내 표정과 행동. 이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스냅사진처럼 머릿속을 떠다니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 생각들이 하루 종일, 밤새, 또는 일을 하다가도 계속 생각나는 통에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종일 방황하게 되기도 하고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 생각했습니다. 난생처음 경험하는 내 모습이 생소하고 낯설기도 했는데요. 상담으로 가득 찬 머릿속의 생각들은 비워지지 않았고, 매일을 상담에 매여있는 듯한 모습에 걱정이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다음 상담 날자를 기다리며 시간이 가지 않는다고 어린아이처럼 혼자 떼를 쓰고 있는 저를 봤어요.

"이제야 하루가 지났는데, 상담을 가려면 앞으로 5일이나 더 기다려야 해"
"이제 3일만 더"
"드디어 내일이다"

이런 게 상담의 묘미일까요?

불편하고 힘이 들지만 다음 상담 시간이 기다려지는 현상... 아이러니합니다^^;


#4. 하지만, 매일 같이 기다려지는 상담도 막상 그 과정이 안정적이고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이유는, 내 안에 숨겨져 있던 '나'를 만나야만 하는 순간을 결국에는 마주해야 했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던 상황들을 어떻게든 직면해야만 하는 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었어요.(심리상담.. 생각보다 쉽지 않고 어려운 과정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무조건 방어만 하고 회피하려 노력하고 있는 연약한 내 모습을 또다시 마주하게 되었는데, 간혹 몸을 통해 드러나는 거부반응(ex.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나거나, 몸이 떨리는 증상 등)을 함께 직면할 때면 하루 종일 스스로 좌절의 마음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열 번이라는 상담과정 안에서 그동안 잊고 있던 나의 모습(거부반응 등)을 직접적으로 직면할 수 있었는데요.
상담 초반, 너무나 갑작스러운 직면은 저를 놀라게 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가 컴퓨터 자판을 칠 때 모든 손을 움직이며 글을 써 내려가게 되죠?
그때의 손 모양처럼 두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고,
그 손을 바라보는 저는 너무나 혼란스럽고 당황스럽고 무서웠던 기억이 납니다.
당연, 상담 선생님과 함께 그 상황을 무사히 해결해 나갈 수 있었지만 역시나 상담은 쉽지 않은 과정인 것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가 상담을 지속하고 있고 일주일 중 한 번의 상담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앞으로도 꾸준하게 상담시간을 내 삶 속에 소중하게 녹여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이유는,

나라는 사람을.

나라는 사람이 처해 있는 상황을.

나라는 사람이 느끼고 있는 이 어려움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해하려 노력해 주시는 선생님과 함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5. 진정한 나를 만나는 과정의 어려움.

일상 어디에서도 이해받을 수 없었던 행동, 그래서 누구에게도 쉽게 드러낼 수 없었던, 방어하고 회피하고 도망 다니기 바빴던 나의 모습을 상담 공간 안에서는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타난 내 모습을 온전하게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을 상담 선생님과 함께 병행해 나가죠.


그런데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아직 그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몸은 거부를 하고 있어요. 두렵고 무섭습니다.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나거나, 몸이 떨리고,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그 소리가 귓가에서 울리는 증상.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건드려질 때면 또다시 무너지는 일상의 순간들.

높은 우울감, 그 외에 내가 지금 현재 겪고 있는 다양한 신체화 증상들(천식, 심장통증 등).

나에 대한 이해와 받아들임의 용기가 필요한 지금이지만, 아직은 그 과정이 너무나도 어렵고 힘이 들기도 한데요.


진정한 나를 만나는 과정.

그 안에서 한 단계 성장하고, 좀 더 성숙한,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나를, 인생을 만나게 될 수 있기를..

<상담 선생님>
"00 씨, 왜 자신의 모습을 보려 하지 않아요"
"왜 인정하려 하지 않으시나요"
"지금 내가 이렇게 힘들어, 힘들다고 몸에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00 씨는 왜 인정을 하려 하지 않으시나요"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될 수 있는 용기를 하루빨리 마주하게 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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