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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지아 Aug 20. 2022

사회복지사인 저는 효(孝)를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좌충우돌 성장 story


사회복지사인 저는 효(孝)를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사회복지사가 효를 중요시하지 않는다고? 기본 덕목 아닌가? 사회복지사 맞아?이해가 가지 않으실 텐데요. 아니요. 어쩌면 저는 그 누구보다 효(孝)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장난하나?


어르신의 '잔존기능'을 지켜주세요.


내 주변의 이웃인 어르신(할머니, 할아버지). 내가 사랑하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무조건적인 도움을 잠시 멈추고 그대로 바라봐 주신적이 있으신가요? 할머니, 할아버지 하면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시나요. 혹시 거동이 불편하신 분. 다양한 질환으로 도움이 필요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셨나요? 그렇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들이 떠오르는데요. 우리는 불편한 상황에 처해있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머리보다는 몸이 먼저 빠르게 움직이며 도움을 드리곤 합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배워 온 효(孝)가 바탕이 된 것이겠지요.


그런데, 도입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사회복지사인 저는 효(孝)를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어르신의 잔존기능 유지' 때문인데요. 잔존기능이란? 사람이 의식적으로 표현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합니다. 무의식적인 표현과 행동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기능 중에 남아있는 기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이렇게 남아 있는 기능은, 자주 쓰이지 않았을 때 그 능력을 쉽게 잃어버리게 될 수 있는데요. 케어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르신에게 남아있는 잔존능력을 빼앗지 않는 것입니다. 무언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가능한 그것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드리자는 것이에요.


어르신께서 세탁물을 보시고, '세탁물을 정리해야겠네'라고 하시니 따님이 괜찮으니까 어머니는 앉아 계세요'라고 합니다. 어르신께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시도록 하는 것이 잔존능력을 빼앗지 않는 것입니다. 


복지관에 방문하신 어르신께서 엘리베이터에 타셨습니다. '아이고, 2층에 가야 하는데, 2층이 어디 있지'라고 하시니 옆에 있던 직원이 '2층에 가세요?' 하며 버튼을 눌러 드립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어르신께서는 어느 엘리베이터에서도 자신의 원하는 층을 찾아가실 수 없게 되실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질환을 가지고 계신 어르신에게 남아있는 잔존능력은 각기 다를 수 있습니다. 활동능력, 인지, 체력, 건강상태가 모두 다를 수 있지만. 이렇게 남아있는 잔존능력마저 빠르게 잃지 않도록 주변에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는 조금은 나쁜 사람이 되어 보는 것. 그렇지만 착한? 사람이 되어지는 것. 우리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효(孝)를 조금은 유연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그것이 우리가 사랑하는 이웃.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한 진정한 효(孝)가 아닐까요?


세상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건강한 노후를 응원합니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든 사회복지사가 있습니다.

지역사회 모든 사회복지사 분들을 응원합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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