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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지아 Aug 06. 2022

복지사각지대 이웃을 위해, 착한 탐정이 되어주세요.

사회복지사의 좌충우돌 성장 Story

<작은 관심이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우리가 조금만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내 주변에 어려운 문제나 위기에 놓인 이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2.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아쉽지만,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외계층을 발굴하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3.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대학생 때의 이야기입니다.
#4. 사회복지 수혜자는 시혜나 자선을 받는다는 잘못된 사회적 낙인효과(stigma), 지역사회 착한 탐정이 되어주세요.

#1. 우리가 조금만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내 주변에 어려운 문제나 위기에 놓인 이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갖고 주변을 살펴보면 사소한 관심 하나가 적극적인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는 사례를 적지 않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혹시, 나 자신을 제외한 주변의 일상에 궁금증을 가져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관심을 갖고 주변을 둘러 살펴보신 적은 있으신지요?

#양말 바람에 현금 봉투?
지난달 18일 경기도 부천의 한 카페. 20대 여성 A 씨가 양말 차림으로 안절부절못하자, 이상하게 여긴 카페 업주 임모(60대/여)씨가 다가가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A 씨는 현금 500만 원이 든 봉투와 자신이 받은 문자를 보여줬는데요.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임 씨는 A 씨를 진정시킨 뒤 경찰서에 전화해 ‘사복경찰’을 요청했습니다. 임 씨의 기지로, 현금 수거책이었던 피의자는 현장 검거됐습니다. -CBS 노컷뉴스 강보현 기자

2022년 2월, 전파를 탔던 위의 '미디어 사례'처럼 우리가 조금만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내 이웃, 내 주변에 어려운 문제나 위기에 놓인 이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2.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아쉽지만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외계층을 발굴하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쉽지만 다양한 노력과 정책 속에서도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외계층'을 발굴하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웃에 대한 웬만한 노력과 관심을 갖지 않고서는 주변 이웃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3.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제가 대학생 때의 이야기입니다.

대학교 입학 후 원룸에서 독립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학업을 이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저는 문 앞에 붙어 있는 단전, 단수 경고장을 발견합니다. 경고장에는 기한 내에 공과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물과 전기가 끊긴다는 내용이 빨간 글씨로 적혀있었어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고, 경고장을 문에서 천천히 떼어냈습니다. 제 나이 20살, 독립생활을 처음 시작한 이후 정해진 기한 내 공과금을 납입하지 못한 잘못이 컸지만, 세상에 대한 무서움과 두려움이 너무나도 크게 다가왔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무서운 곳이었나?'
'돈이 없다면 사람답게 살아갈 수도 없겠구나.'
'당장 전기랑 물이 끊기면 나는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까?'
'돈을 벌어야 해'
'죄송하고, 창피하다' 등등..

당시 느꼈던 공포와 두려움, 세상을 향했던 충격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기억 속에 잊혀지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제가 느꼈던 제일 커다란 공포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사회적 낙인효과(stigma)'였습니다. 공과금을 내지 못해 문 앞에 경고장이 붙어있던 저는, 지역사회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청년이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당장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사회복지 전공과목을 공부하고 있던 제가, 복지 서비스 안에 수혜자(Client), 소외계층이 되어 있는 모습을 직시했던 거였어요. 순간, 주변에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은 채 자신을 돌봐야만 했던 내 현실을 본능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었고, 씁쓸하고 서글픈 마음이 몰려들었습니다.

숨고 싶었고, 피하고 싶었습니다. 주변 누구도 알게 하고 싶지 않았고, 어떻게든 혼자 해결하고 싶었어요. 이런 저의  모습이 알려질까 무서웠습니다. 그런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여기! 이 부분에서! 느꼈던 바로 이 마음! '낙인효과(stigma)'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지역주민분들을 더욱 더 사각지대로
몰아넣고 있는, 사회보장체계로의 접근을 가로막고 있는, '커다란 벽'으로 작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어요.


#4. 사회복지 수혜자는 '시혜'나 자선을 받는다는 잘못된 '사회적 낙인효(stigma)', 지역사회 착한 탐정이 되어 주세요.

숨바꼭질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어렸을 적에는 동네 친구들과 정말 재미있게 하던 놀이였는데요.

<용어 해석>
*숨바꼭질: 아이들 놀이의 하나. 여럿 가운데서 한 아이가 술래가 되어 숨은 사람을 찾아내는 것.
*시혜(施惠: 은혜를 베푼다): 흔히 정부나 기관에서 복지 대상자에게 일방적으로 은혜를 베풀어주는 정도의 복지를 말한다.

지역사회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지역주민분들이
숨바꼭질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함께 관심을 가져주세요.

지역사회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주민분들께서 당당하게 자신의 상황을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함께 관심을 가져 주세요.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지금 당장 현저하게 삶의 질이 떨어져서 개인이나 그 가족의 노력으로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도, 회복할 수도 없는 상태에 이르러 삶 자체가 파괴될 정도에 이르게 될 수 있습니다. 와 같은 일들은 언제든,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우리에게도요.


사회복지서비스를 일시적, 대체적, 보충적인 서비스로 이해해 주세요. 사회복지서비스를 '비상대책의 기능'으로 인식하여 요보호자가 사회적 기능을 회복하여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함께 관심을 가져 주세요.


비록, 우리가 소외계층 이웃들을 직접 돕지는 못하더라도, 정보 부족이나 사회보장체계 접근에 대한 어려움을 갖고 있는 이웃들에게 관련 정보와 사회보장체계로의 연결만 도와주더라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이웃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든 사회복지사가 있습니다.
지역사회 모든 사회복지사 분들을 응원합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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