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116- 낮은담 높은 담
야옹!
총총 온니 오늘은 바닷가에서 뭐하고 왔남?
멍!
달리기 하고, 냄새 맡고, 바다 보면서 생각하고...
가루, 또리, 찐빵이, 두부도 만나서 코 인사하고 왔지.
요새 봄 꽃들도 나랑 코인사 하고 싶어서 난리야.
내가 지나가면 모두 다 향내를 풍기고 춤을 춘다니까.
야옹!
온니는 친구들하고 안 싸워서 다행이다.
나랑도 안 싸우니 참 성격이 좋은 거 같아.
멍!
아구구~ 캬캬캬.
너랑 애기 때부터 있었으니, 안 싸울 거야.
우리 종족은 원래 야옹족들과 친하지는 않은 거 같아.
야옹!
맞아. 나도 개종족은 별로야.
온니 말고는 나도 다 무서워해.
안 그럼 생명이 위험하니까.
멍!
그런 거 보면 자란 환경이 참 중요한 거 같아.
우리 지난번에 살던 집에 이사 온 존재는 담을 더 높이 쌓았어.
제주는 담도 얕고, 대문도 없는 곳이 많잖아.
그런데 요즘에 커다란 대문과 높은 담으로 스스로를 가두는 존재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하하
오! 총총이가 대단한 관찰력을 가지고 있었네.
난 계속 냄새만 맡는 줄 알았더니, 볼 건 다 보고 다녔네.
멍!
아구 구~캬캬캬
보스한테 칭찬 들으니 개 좋아.
보스는 집 지으면 우리도 마음껏 달리기 하라고 담 같은 거는 안 만들걸.
벽도 대부분 유리로 투명하게 해서 햇빛을 많이 받고 싶다고 하더라고.
야옹!
미야 우 끼끼끼
아마 담이 있어도 허물 거야.
어떤 존재는 개방적, 사교적, 긍정적, 베풀고 봉사하고 웃고 만나면 행복해지고, 어떤 존재는 폐쇄적이고, 타 종족을 배척하고, 부정적이고, 뭔가를 계속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만 하면서 살더라고.
하하하
역시 이프니도 똑고야.
우리 지구별 여행은 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어떤 것을 선택해도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하잖아.
나와 다른 선택을 한 존재를,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만큼 내 그릇이 작은 거겠지.
높은 담을 쌓은 존재나, 낮은 담을 쌓은 존재나 조화 롭게 어울리는 것은 또 나의 선택이야.
나와 다른 취향의 존재라고 해서....
멍! 야옹!
우린 서로 다른 존재들이 무슨 선택을 하던지 존중한다. 이 말하려고 그러지?
하하하
야 너네들 개 똑똑 해.
간식 먹을 자격 있다.
야옹! 멍!
미야 우~끼끼끼.
아구 구~캬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