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구별여행자 Apr 03.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117- 안 보이는 도구

멍!

보스 두 바퀴 달린 거 타려고?


응!

오늘은 자전거 타고 신풍리 벚꽃터널길 가보려고.

날씨 아주 좋잖아.

니들도 귤밭에서 놀고 있어라.


야옹!

우리 걱정하지 말고 신나게 놀다 오셩.


멍!

오늘 같이 좋은 날씨에 뭘 그리 많이 챙겨가남?


하하

바람막이 옷, 랜턴... 같은 거 가지고 가야지.


야옹!

미야 우~ 끼끼끼

온니 지금 맑다고 계속 맑은 거 아니야.

특히나 제주 날씨는 변덕이 심하잖아.

좀 귀찮아도 가지고 가는 게 좋을걸.


하하하

역시 이프니는 지고 똑고 대고.

지혜롭고, 똑똑하고 대단한 고양이. ㅋㅋ

지금 맑다고 계속 맑은 것이 아니고, 지금 비가 온다고 계속 오는 것이 아니지.

지금 맑은 것의 다음 단계는 비 오는 것이고, 지금 비가 오면 다시 맑아지는 것이 자연의 원리잖아.


멍!

나도 그 정도는 알지.

근데 알면서도 잘 안 되는 것들이 있잖아.


하하

오 총총이도 역시 똑 개야.

맞아. 

안 챙겨 가면 꼭 뭔 일이 생기더라고.

엊그제 펑크 대비 안 하고 갔다가 펑크 났잖아.

밝은 대낮이라고 랜턴 안 챙겨 가면 꼭 저녁때 되어서 집에 오게돼. 

챙겨 올걸 그랬네 하고 아쉬워할 일이 생기더라고.

여러 번 당해 보니까 이제는 일이 있던지 없던지 그냥 다 준비해 가는 것이 좋아.

한라산에 갈 때도 큰 배낭에 다 가지고 가면 마음이 편해.

도구들을 그냥 넣어 놓으니 항상 준비되어 있는 것과 같은 거지.


야옹!

두발족들은 보이는 도구들을 많이 쓰잖아.

우리는 안 보이는 도구들을 잘 간수하고 쓰지.


멍!

도구가 안 보인다고?

그게 뭔데?


야옹!

꼭 보여야 도구는 아니라니까.

우리가 가고 있는 유연성, 신속성, 행복감, 긍정성, 준비성...

이런 것들이 다 도구 랑게.

만약에 내가 신속성과 유연성이란 도구가 없으면 어찌 되겠어?


멍!

아 사냥을 못하는구나.

그러고 보니 나도 보이지 않는 도구를 많이 가지고 있네.

지구별 여행에서는 안 보이는 도구가 보이는 도구보다 더 필요한 거 같네.

여행에서 좋은 신발, 가방, 모자 같은 도구가 있어도, 팀웍이나 행복감 같은 도구가 없으면 즐겁지 않잖아.


하하하

맞아. 안 보이는 도구를 많이 가진 것이, 보이는 것을 많이 가진 것보다 더 가치 있을 거 같아.

글구 여기는 바닷가라서 보이는 도구들을 방치하면 녹슬더라고.

안 보이는 도구들도 마냥 내버려 두면 녹슬 거 같아.

행복감도 자주 챙겨야 하고, 자신감, 유연성, 긍정성, 감사함, 여유로운 맘, 준비성, 신속성... 이런 안 보이는 도구도 가끔은 점검을 해야 녹이 안 슬 거 같아.

상황이 변하는 만큼 업그레이드도 해야 될 거 같아.


야옹! 

미야 우 끼끼끼

아따 보스 거기까지만 해.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마. 

복잡해져.

놀자.


멍!

아구 구 캬캬캬


하하하.


작가의 이전글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