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구별여행자 Apr 26.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134- 뭣이 중헌데?

멍!

보스 이거 뭔 소리야?


엉!

까마귀 소리인가?


멍!

나는 오리 소리 같은데...

내 귀는 개귀잖아. 거의 정확할 거야.


하하

난 까마귀 소리를 잘 알아.

한라산에 올라갈 때마다 까마귀들이 옆에 있었거든.


멍!

아니야. 뭔 소리야.

오리가 분명한데 왜 까마귀라고 우기는 거야?

답답하네.


하하

난 까마귀가 분명하니까 그렇지.

너도 우기고 있잖아.

야. 나도 답답하다.


야옹!

미야우 끼끼끼

둘 다 웃기는 존재네.


멍!

뭐가 웃겨?


야옹!

까마귀면 어떻고, 오리면 어때?

잡아먹으려고?

둘 다 사냥도 못하잖아?

아무것도 아닌 걸로 둘이 논쟁하는 것이 중요해?


멍! 하하.

그럼 뭣이 중헌데?


야옹!

일단 까마귀던 오리던 그건 우리 지구별 여행에 아무런 관계가 없잖아.

이런 날이 지구별 여행에서 며칠이나 있을 거 같아?

바람도 없고, 따뜻하고, 비도 안 오고, 꽃들도 만발하고, 몸이 아프지도 않고, 우리 셋이서 하는 지구별 여행도 원만하고 재미있고...

둘이서 사소한 거 가지고 다투면 정작 중요한 관계는 토라질 수도 있잖아.

그럼 이 좋은 날에 우리 마음의 날씨가 흐려질 수도 있잖아.

특히 총총 온니 우기다가 보스가 뿔나서 간식 안 주면 어쩔래?


멍!

칵 물어 버리지.

아구구 캬캬캬.

농담이고, 난 간식이 오리 소리보다 중요하니 보스 그냥 까마귀 소리라고 하자.


야옹!

거봐. 간식보다도 안중요한 걸 가지고 우겨서 이기면 뭐해?


하하

내가 그거 가지고 삐져서 간식 안주진 않는다. ㅋ

이프니 말들은 우리가 서로 맞다고 다투는 것은, 간식보다도 하찮은 거라는 것은 알겠다.

다음부터 논쟁할 일이 있으면, 뭣이 더 중요한 건진 생각 좀 하고 말해야겠다.


야옹!

오 보스도 스스로 반성을 하네.

그럼 됐어. 진화하는 증거이니.


멍!

나는 더 진화할 것이 없는 거 같은데?

잘 달리고, 잘 먹고, 잘 싸고...


야옹!

역시 온니는 개가 확실해.

지구별 여행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존재도 다 잘못을 하게 되어있다니까.


멍!

알았어. 나도 자아성찰 시작.


야옹!

뭔 개가 저러냐.

개 답지가 않아.



작가의 이전글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