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구별여행자 Apr 27.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135-껄쩍찌근 지우게

야옹!

총총 온니 오늘 화난 표정이네.

무슨 일 있남?


멍!

아 나 개 같아서.

생각할수록 화딱지가 나네.

어이구 우오오오오...


야옹!

오매 단단히 화났네.

늑대소리가 다 나오네.

뭔 일인데 그래. 알려줘바.


멍!

또리 있잖아.

지가 나보다 하나 더 달린 게 있다고, 나를 너무 무시해.

오늘 부두가 에서 분명 차례로 먹는 간식이었는데, 갸는 3번 먹고 난 한 번밖에 못 먹었어.

분해 죽겠네.

갸가 힘이 세서 내가 어찌할 수가 없으니, 더 억울해.

힘없는 자의 서러움 인가 봐.


야옹!

내가 지난번에 뭐랬어?

이. 또. 지 하랬잖아.


멍!

알지.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그런데 잘 안돼.

네가 안 당해 봐서 그래.

도저히 용서가 안되네.


야옹!

용서 안되면 누구 손해일까?

또리는 아무 생각이 없이 잘 놀고 있을 텐데, 언니는 씩씩거리면서 개 같은 경우라고 하니, 스스로 마음이 아프고 열 받잖아.

그런다고 또리에게 화가 전달이 될까?

그냥 용서하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큰 보상이야.

쉽지는 않지만 그 장면을 지우려고 노력해야 해.

눈을 감고 상상해서 그 장면을 떠올린 다음에 흑백으로 만들어.

그다음 바다에 던져버려.

그 장면이 언니가 밟고 달리는 모래가 된다고 여러 번 상상을 되풀이해봐.


멍!

한번 해볼까?

-----

오 진정이 좀 된다.

오 효과 있는데, 시원해.

걸쩍지근한 것이 거의 다 사라진 기분이야.


하하하

이프니는 심리치료사 자격증도 있는 고양이 같아.

마음의 상처니까 그걸 지우개로 닦아 내는 방법을 쓰는구나.

나도 이전에 해봤는데 효과가 좋아.

용서도 되고, 별일 아닌 게 되더라고.

누군가를 용서 안 하고 살면, 마음 아픈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잘 안되잖아.

잊으려 애쓰지 말고, 마음 지우개 방법을 쓰니 되더라고.

마음 지우개가 잊고 용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어야 된데.

마음속의 생생한 장면은 에너지가 남아 있어서 더 화나고 용서가 어려워.

이걸 10년 후 낡은 모습으로 미리 만드는 거야.

생나무가 쓰러져도 시간이 지나면 삭아서 자연으로 돌아가잖아.  시각적으로는 어디론가 사라지는 거지.

마음 지우개는 상상력의 힘을 활용하는 거야.


야옹!

중요한 것은 된다고 믿고 해야 효과가 있어.

의심하면 될 일도 안되잖아.

한 번에 삭히지 말고 여러 번 해야 해.

이건 자연의 원리이기도 해.


멍!

이전에 상처 주고 떠난 남자 친구도 이 방법으로 지워버려야겠다.

잊긴 했는데 깔끔하지 않았어.

지우는 것은 내 마음이니 아주 깨끗이 싹싹 마음 구석구석 지워야겠다.


야옹!

너무 많이 지우지 마.

그러다가 보스랑, 잉밍이랑, 나랑 만들었던 추억도 다 지워질라.

미야우~끼끼끼.


멍!

아구구 캬캬캬.

다 용서됐다.


하하하

넌 진짜 개 같지 않은 개야.

다른 데 가서 말하면 절대 안 돼.


야옹!

미야우 끼끼끼.

보스 그만 웃겨라.


작가의 이전글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