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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Nov 24. 2021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15

별을 보다가...

잠이 든다.


안드로메다에서 우주선이 왔다.

다리가 넷인 하얀 털 종족이 내린다.

쳐다보는 순간 찌~잉 하고 뇌 속의 정보들이 교환된다.

총총 종족이다.

500백 년 후에나 지구인은 그곳에 갈 수 있단다.

이곳에 여러 번 왔는데, 수준이 안 맞아서 교류를 안 하고 갔단다.

우리가 쓰는 첨단 기술이 총총족들에게는 석기시대의 기술이란다.


헤이. 총총족. 당신네 안드로메다에서는 어떤 사람이 리더가 되지?


하얀 털 종족을 위해 지혜들을 갈고닦는데 시간을 보낸 존재. 

고생을 많이 한 존재.

봉사와 희생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존재.

누구나를 가리지 아니하고, 친구가 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존재.

선거 전이나 후나 시장에 가서 순댓국을 먹으면서 우리와 한잔 할 수 있는 존재.

야!. 인간 종족아 우리가 경험한 사례 이야기 하나 해줄까?

좋지.

그러면 네가 알아듣기 쉽게 가급적 언어를 인간 종족들이 쓰는 단어로 바꿔서 해줄께. 예를 들어 우리 안드로메다에서는 리더가 '리꾸 료키'인데 , 가급적 대통령으로 할게. 사실 배도 없는데 지구 상황에 맞추어서 말할 테니 들어보라고.


리꾸 료키가 이웃 행성과의 문제 해결 회의를 하고 있는데 배가 침몰한단다. (아. 미안 대통령이...)

사상자가 없다는 방송보도가 나온다. 안드로메다 수호전사 시절 경험으로 보아 큰 사고인데, 뭔가 좀 이상하다. 헬기를 요청하고 평소 하던 스쿠버다이빙 장비를 준비한다. 

비상식량과 물 주전자를 가지고 출발한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선장이란 사람이 먼저 탈출을 한다. 대통령의 명령으로 다시 배로 들어가서 학생들을 구출하라고 돌려보냈다. 조금 있으면 춥고 어둡고 보통 위험한 상황이 아닐 것이다. 지금의 이 상황을 놓치면 엄청난 사고로 연결될 것이 예측된다. 일반적으로 다이빙은 로프 가 없이 한다. 그러나 지금은 아주 위험한 상황이다. 에어 탱크를 가지고 잠수하니, 40분은 충분히 물속에서 활동하는 평소 경험을 활용한다. 이런 초를 다투는 구조상황은 신속한 실행이 생명이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하다 보면 사고처리 감각이 발달하게 된다. 일단 행동하면서 계획도 진행된다. 현장의 계획은 상황에 따라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수정된다. 계속 수정하면서 사고처리를 하는 것이 큰 계획의 기본 틀인 것이다. 계획 세우다가 절체절명의 순간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0미터 암벽등반 로프를 200개 정도 준비하여 물속에서 유사시 로프를 타고 상승하면 되도록 한다. 로프가 얽히거나 문제시 바로 자를 수 있도록 나이프를 필수적으로 가지고 잠수를 하도록 했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잠수하니 주변 다이빙 동호인들이 머뭇거릴 틈이 없이 뛰어든다. 

서해바다의 물속은 시야가 좋아야 2미터밖에 나오지 않는다. 모든 자원을 다 활용하였다. 헬기, 군함, 초고속 정, 각 군 특수부대원들. 수중 장비가 있는 팀은 일단 가라앉는 멍멍호 속으로 들어간다. 배의 덩치가 있다 보니 가라앉는 속도를 이용할 수 있겠다. 그래도 서둘러야 한다. 배는 뒤집어졌지만 객실, 복도 쪽에 공기층이 형성되어있다. 거기서 사고자를 데리고 보조호흡기를 착용시키고, 다시 잠수를 해서 수면으로 올라와야 한다. 가급적 많은 다이버들이 배 안에서 수색해야 한다. 지금을 놓치면 절대 안 된다. 물건을 잡고 떠 있는 학생들을 구하는 팀이 정해진다. 일정 높이로 올라오면 연결된 줄에 다이버들이 2미터 간격으로 대기하다가 사고자를 수면 위로 올려준다. 지상에서 공기를 넣는 호수를 배의 남은 공간까지 연결하였다. 강력한 펌프로 공기를 불어넣었다. 침수 속도를 늦춘다. 이런 현장에 혼자 있으면 공포를 느낄 텐데, 주변에 다이버들이 쫘 악 깔려서 그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전국의 다이빙 동호회 사람들은 다 모인 것 같다. 대략 봐도 800명은 되는 것 같다. 다이버 2명이 학생 1명을 구하는 것이니, 평소 다이빙하는 사람들로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재난 방지 부 장관이 넥타이 차림으로 현장에 와서 한다는 말이, 다이버들이 위험하단다. 대통령이 직접 선두 지휘하는 것을 보고 입을 닫는다. 차기 재난 방지부 장관은 익스트림 스포츠 동호인 중에서 리더십이 있는 인재를 선발해야겠다. 일분일초가 하나의 생명과 연결이 된다. 대낮 같은 조명으로 사고 현장을 밝힌다. 이웃 나라의 도움도 받는다. 머뭇거리고 체면 차릴 상황이 아니다. 잠수부들은 하나같이 내 딸 아들들이 저곳에 있다는 생각으로 잠수한다. 

전 국민의 자원을 활용한 결과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을, 작은 희생만 치르고 대부분의 학생들을 구조하였다. 다시 들어간 선장은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하여, 그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세계에서 유래 없는 구조작전이었다. 사고를 최대한 예방하려 노력하지만 상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하는 것이 대형사고이다. 매뉴얼도 만들고, 예방 훈련도 한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것은 사고 당시 현장과 근처에 있는 가용 자원이다. 엄청난 자원들이 공무원들의 사고처리 절차와 시스템으로 무용지물이 되어있다. 권력다툼이 아닌 인성과 희생, 봉사, 지혜를 가진 그는 유연하게 모든 자원을 다 활용하여 현장에서 발 벗고 나섰다. 

 반대파들이 대통령이 아니고 구조 대장이라고 비아냥거린다.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리더십의 첫 번 째 솔선수범 역할이다.  ‘약팽소선’을 기억했다. 이렇게 했어도 국정 운영하는데 아무런 지장을 안 받았다. 딴 짓거리를 안 했으니까. 만약에 이런 사고에 명령 체계나 따지고 있고, 망설이다가 생명 구조의 골든타임을 잃었을 것이다. 선장은 먼저 탈출하려고 도망쳐 나오고, 구조작업은 진행되지 아니하고, 선박회사의 관계자들은 도주하고, 대통령은 연락도 안 되었다면 엄청난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미래의 이 나라의 주인들을 수장시켰더라면 어떤 사죄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권위를 앞세우는 구 정치인들이 말한다. 대통령이 직접 그런 일을 해서야 되겠냐고. 


리꾸 료키가 죽어도 다음 대통령이 더 잘하게끔 다 준비가 되어있다. 망설일 필요가 있는가? 대통령이 수중 잠수를 하여 인원 구조를 몇 명 정도 하겠는가? 한 명도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효과는 엄청나다. 이게 바로 실천 리더십이다. 이를 보고 물 불 안 가리고 나서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나를 따르라”라는 리더십에서 “우리 함께 하자”는 리더십으로의 전환이다. 리더는 성냥불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영향은 엄청나다. 이순신 장군이 혼자 왜적을 물리친 것이 아니다. 여러 병사들이 따르도록 평소 한 행동이 성냥불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당파싸움만 하고, 자신들의 영위를 위한 정치를 위한 정치만을 일삼고,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쓰는 국회 체제를 바꾸는 것을 생각해 본다.


야! 인간족. 일어나. 꿈깨!.

별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이프나. 산책 가자.


(1971년 서귀포에서 부산으로 가던 남영호 전복사고에서 319명이 숨졌다. 인원과 화물 과적이 원인이다. 이 사고를 교훈으로 기억하였다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라산 어느 캠핑장 구석에서 지구별 여행 중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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