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구별여행자 Nov 26. 2021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16

개 온니야.

햇빛 따시다.

좋다.

편하다.

졸린다.

근데...

아무리 좋아도

몇 시간 있다 보면 지루해지더라.

햇빛이 없어지기도 하고

그래서 털 찍찍이 잡기를 해야나봐.

긴장하고 인내하고 몰입해야 잡을 수 있거든.

얼마 전 나무숲에서 심하게 털찍이 쫓다가 콧등 다쳤잖아.


털찍이 잡은 다음에 햇살 비치는 곳에서 늘어지게 자야 좋아.

매일 자면 자는 게 아니라 재미없는 지구별 여행을 하는 거라고 봐.

개 온니야.

내 생각 어때?


야. 이프나.

너 개팔자라고 들어봤냐?

두발족 들이 내가 눠만 있으면 개팔자라고 하는데

사실은 난 굉장하게 달리고 나서, 쉬는 거거든

두발족이 볼 때는 아까 자고 지금 또자니 계속 자는 줄 아나 봐

나도 갸들 잘 때 잠 안 자고 할 일 하고, 뭔가를 해놓아야 잠도 잘 와.

물론 우리 총총족들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단 말이지.

보스야.

너네 종족은?

야. 그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해당되는 걸 거야.

나도 달리기하고 나서 쉬어야 뿌듯하지.

그냥 쉬면 뭔가 이상해.

달리고, 수영하고, 자전거 타고, 등산하고, 캠핑하는 게 그냥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고

뭔가를 하는 거잖어

어차피 뭔가를 하는 거면 열심히 해야 몸이 나른해지고, 마음도 뿌듯해지니


우리가 여기서 보는

돌고래나, 갈매기나, 노루, 꿩들도 마찬가지일 거야.


이프나. 장난 그만해.

걍 자자.

멍!

야옹!


작가의 이전글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