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이의 소확행 151- 인공 생태계 탈출
야옹!
총총온니 코에 흙 많이 묻었네.
뭐한 거야?
멍!
아 족발 뼈다귀가 두 개 생겨서 하나 먹고, 배불러서 하나는 나중에 먹으려고 땅에 묻었어
야옹!
묻은데가 어딘지 알아?
멍!
당근이지.
아 그런데 이전에 몇 개 묻은 거는 잊어버린 거 같아.
기억이 안 나네.
야옹!
난 싱싱한 거 아니면 안 먹어.
그냥 좀 굶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더라고.
배가 좀 고파야 몸이 빨라져서 사냥이 잘되기도 하고.
멍!
가만 생각해보니 땅에 뼈다귀를 묻는 것은, 배가 불러서라기보다는 걱정이 되어서 그런 거 같아.
혹시 내일 먹을 게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있는 거 같아.
야옹!
미야우 끼끼끼
오 자신을 알구 있구먼.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들었나 보네.
우리 냥냥족들은 먹거리 걱정은 안 해.
자연생태계에서 내가 먹을 존재들이 수두룩 하거든.
물론 내 위에 있는 존재들도 많이 있긴 하지.
그래서 큰 원리를 생각하면 굳이 내일 뭘 먹지라고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거지.
하하
우리 두발족들도 미래 걱정으로 지구별 여행이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어차피 시간이 가면 그만두어야 할 것들을 움켜쥐고 못 놓아.
외부의 힘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놓게 되는 경우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 후라서 지구별 여행을 즐길 시간은 많이 남아 있지 않지.
이걸 알면서도 잘 안돼.
우린 인공 생태계가 라는 것이 별도로 있거든.
멍!
인공생태계?
야옹!
두발족들이 만든 복잡한 경제 체제를 말하는 거야.
우린 자연 생태계 하나면 되는데 두발족들은 여러 개가 있더라고.
아무튼 진화가 덜 되어서 복잡해.
하하
맞아.
경제, 정치, 사회, 가족... 등등에 복잡한 별도의 생태계가 있어.
이곳에서 생존경쟁이 치열하지.
너무 오래 경쟁해서 그만 두면 큰일 날 것 같은 생각이 들게 된 거야.
허전함에 직면할 용기가 필요한 거지.
멍!
난 허전한 게 좋은데.
그냥 생각 잠 놀이를 하면 되거든.
야옹!
감사하면 허전함도 별거 아닌데...
감사한 지구별 여행은 많은 것을 보람 있고,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거든.
멍!
보스 간식하나 주면 감사할 거 같아.
야옹!
미야우 끼끼끼.
총총 온니 덕분에 나 또 살찌겠어.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