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153-영 충전기
멍!
보스 가끔 뭐 하는 거지?
매일 두꺼운 종이를 들고 오랫동안 앉아 있는 거 재밌나 봐.
야옹!
아 그거 독서라고 하는 거야.
많은 두발 종족들이 중독되어 있어.
아직 진화가 덜 되어서 영적 양식을 지속적으로 먹어야 하는 거 같아.
멍!
아 그렇구나.
두발족들은 불편한 게 많을 거 같아.
하하
매일 책을 보다가 며칠 못 보면 정말 가슴이 좀 허전하기도 하고, 뭔가 비어 가는 느낌이 들어.
우리가 진화가 덜되어서 그런 거야?
야옹!
미야우 끼끼끼
당근이지.
영적 충전소가 성능이 떨어지니까 자주 고갈되는 거야.
우린 완전 충전이 되어서 지구별에 오거든.
하하하
니네는 영적 에너지가 방전이 안 되는 거야.
멍!
우리도 방전은 되지.
그런데 충전 방식이 달라.
흙냄새, 나무 냄새, 물 냄새 맡으면서 자연 속을 거닐면 바로바로 충전이 돼.
방전이 느리기도 하고.
하하
혹시 방전이 어떤 때 되는지 알아?
멍!
당근이지.
욕심부릴 때, 스트레스받을 때, 화날 때, 불안할 때, 나쁜 생각 할 때, 다른 생명체 무시할 때, 인공적인 물건이나 공간 속에서 지낼 때... 등등 이야.
야옹!
아마도 두발족들도 자연 속에서도 충전이 약간 되기도 하나 봐.
캠핑이라고 하더라고.
그런데 많이 모여서 하는 것은 효과가 덜해.
왜냐면 영적 충전은 혼자서 사색할 때 잘 되거든.
자연이란 충전소에 여러 개의 빨대를 동시에 꼽고 있으면, 아무래도 에너지가 나눠 저서 들어가니 효과가 적을 거야.
하하하
아 그렇구나.
독서도 조용할 때 잘 되더라고.
자연과 함께 할 때도 조용해야 더 편안해지는 것 같아.
니네는 진화가 다 되어서 편할 거 같다.
야옹!
총총 온니는 아직 멀었어.
지구별에 몸을 다 대면서 충전하더라고.
멍!
아구구 캬캬캬
그래서 난 머리부터 발끝까지 땅에 닿아야 영혼이 맑아지는 충전이 되더라고.
야옹!
아마도 다음 별에서는 나처럼 될거야.
그냥 되지는 않고 이번 지구별 여행이 즐거워야 가능해져.
하하하
야들아 오늘도 즐겁게 놀자.
멍!
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