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158-번개 치기
멍!
와우! 이프니 너 정말 빠르다.
휘리릭 하더니 벌써 천정에 올라가 있네.
야옹!
미야우 끼끼끼
아 이거 별거 아냐.
번개 치기라는 거야.
미동 없이 몰입하다가 순간을 포착하면, 번개처럼 번쩍 하고 움직여야 해.
안 그럼 놓치거든.
상대도 나름대로 번개 치기를 하거든.
하하
역시 이프니 답다.
요새 창고에 쥐님들이 다 소멸되어 가나 봐.
살살 잡아라.
갸들도 우리 생태계에 필요한 존재 일 거야.
야옹!
당근이지.
갸들이 미워서 잡는 거 아니야.
내가 아무리 잡아도 소멸은 안돼.
생태계가 우리 양양족 때문에 혼돈이 발생하지는 않아.
두발족들이 폭탄 같은 거로 한꺼번에 왕창 소멸시키는 것은 생태계 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멍!
야 번개 치기 이야기하다가 왜 또 갑자기 복잡한 이야기 하려고 하냐?
하하
나도 가끔 번개 치기 할 때 있는데...
야옹!
오잉.
보스도?
하하하
당근이지.
내일 등산 가는데 필요한 장비 중 안 챙긴 것이 갑자기 생각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배낭에 넣어놔야 해.
안 그럼 거의 빼먹더라고.
어떤 아이디어가 떠 오른 순간 즉시 기록하지 않으면 까먹게 되니, 번개같이 메모해야 해.
배낭여행 갈 때도 마찬가지야.
멍!
아구구 캬캬캬
그게 바로 실행력 이란 거구만.
생각과 동시에 번개 치기 실행이 되는 거잖아.
나중에 해야지 하면 대부분 다 까먹잖아.
하하
총총이 너도 그래?
멍!
난 번개 치기 같은 거 안 해.
생각나는 것이 먹고 자고 싸는 거야.
그냥 내 몸이 알아서 하거든.
야옹!
그래서 개팔자라는 거야.
아마도 지구별 여행 마치고 다음 별에서는 많은 존재들이 개가 되기를 원할 거야.
지난 별에서도 어떤 존재가 그러는데, 이거 저거 다 되어보니 개처럼 편한 게 없다고들 하더라고.
하하하
그런 거 같기도 하다.
번개 치기라는 게 결국은 생존을 위한 거잖아.
멍!
그래서 난 내가 개 좋아.
하하하
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