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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Jul 01. 2024

총총이와 아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이의 소확행

꽤 오랜만에  스마트폰 자판을 누른다. 먹고 살려니 골프장에 가서 잔디도 깎고, 귤밭에서 가지치기 작업도 하고, 해녀 할머니들이 불러서 전기도 고쳐 주었다. 꼭 먹고 살기 위한 것은 아닌 거 같다. 먹는 것은 부족하지 않다.밀가루를 사서 빵을 직접 만드니, 두 봉지면 한 달 아침이 해결된다.점심은 대충 때우고 저녁은 막걸리 한 병으로 행복한 지구별 여행을 한다.그래도 살은 풍성하게 쪄서 조금 더 날씬한 몸을 가지고 싶어 할 정도니, 먹고 살 걱정은 없는 거 같다.요즘엔 고들빼기가 한창이다.제주 귤밭의 창고 생활은 항상 자연 속의 먹거리가 어느 정도 해결해 주기도 한다. 예전엔 가끔 바닷가에 가면 기절한 물고기도 있었고 미역도 있었고 모레 범벅된 해삼도 있었다.올 봄에는 미역이 한 줄기도 안 나왔다.해녀 할머니들이 가끔 주어서 말린 다음에 파는 감태도 한 뿌리도 나오지 않았다.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해서 그런 탓일까? 알 수는 없다.

지금은 장마라서 비가 자주 온다. 비 온다고 바다 달리기를 안 하면 총총이가 심심해 하는 거 같다. 우비를 입고 가서 달리다가, 더우면 우비를 벗고 비를 맞으면서 달려보니, 이 또한 뿌듯했다.비 오는 날 수영은 더 좋다.어차피 물에 젖는 거 위에서도물의 느낌이고 아래에서도 젖고 행복에도 젖는 거 같다.

글을  안 쓴 이유가 있는 거 같다. 1년 전쯤에 이프니가 사라졌다. 고양이의 습성일까? 그렇게 정 들었는데 보고 싶었다. 오늘 갑자기 총총이가 낑낑 댄다.후다닥 귤밭을 지나니 이프니가 보인다. 왕 반갑다.뒤집기도 한다.어디서 살다가 나타났을까? 무지개 다리 건너간 줄 알았는데. . .지금 이프니는 서식지가 다른 곳 이긴 하지만,  총총이와 이프니와 하하가 같이 지구별 여행 중이다. 자연의 섭리는 총총이와 이프니가 더 잘 알테니, 일년에 한번 보는 것도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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