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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Feb 09.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66-거기서 뭐하고 살아

야옹!

온니 잘 자네.


멍!

난 개야

개팔자 상팔자 그리고 난 자연이 좋아.

시멘트, 침대, 카펫 이런 거 보다 풀과 흙 나무 귤 냄새...

이런 곳에서 낮잠 자는 것이 제일 좋아.


야옹!

나도 그렇긴 해

여긴 정말 우리를 위한 놀이터 같아.

눈감고 거침없이 달려도 자연이 끝이 없는 거 같아.

잘 때는 보스가 준 오리털 위에서 푹 자니까 너무 좋아.


하하하

야들아 매일 반복되니까 지겹지 않아?


멍!

뭔 개소리야?


야옹!

맞아. 세상에 우리처럼 행복한 지구별여행팀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멍!

이프나. 네가 다른 팀과 비교하지 말라고 했잖아.

행복은 비교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잖아.

작년의 나와 올해의 나를 비교해서 더 성숙해지라고 했잖아.


야옹!

아 그렇지. 아무튼 말이 그렇다는 거야.

우리가 이렇게 지구별 시간여행을 하는 게 참 행복하다는 의미라고.


하하하

어떤 존재들은 우리 보고 뭐하고 사냐고 묻더라고.


야옹! 멍!

그래서 뭐라고 했어.


노느라고 과로사할 거 같다고 했지.


멍! 야옹!

역시 보스다운 대답이네.

근데 사실 이잖아.

우린 생명유지를 하기 위한 일을 모두 다 놀이로 생각하고 하잖아.

힘든 일도 아주 재미나.


하하

맞아. 무엇을 하는가 보다 어떻게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했잖아.

매일 하는 달리기를 총총이는 리듬을 타면서 하고, 베이스캠프에 오면 귤밭에서 흙냄새 맡으면서 지구의 나체와 대화를 하고, 다른 종족과도 다른 언어로 소통을 하고, 작은 음식이라도 기쁜 마음으로 개 잘 먹잖아.


멍!

이프니도 즐겁게 시간여행을 하잖아.

뒹굴이를 신나게 하고, 높은 나무 점프하고, 다른 종족들도 잡아먹고...ㅋ

재는 호랑이를 압축시켜 놓은 거 같아.

발톱이 장난이 아냐.


야옹!

개 온니. 어디 가려워?

긁어 줄까?


하하하

우린 앞으로도 "내가 시방 뭐 하는 거지?" 하고 허무한 생각이 들 시간이 없이 지구별 여행을 하자.

난 여백이 좋아.

그림도, 음악도, 파도도, 모래 해변도 빈 공간이 있을 때가 더 이뻐.

삶도 빽빽한 거보다는 여백이 있어야 잘 된 디자인이지 않을까?

집도 공간을 써야 하는데 물건으로 가득 차면 정작 필요한 것을 잃게 되잖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바람에 흔들리는 귤나무 잎과 대화를 하고, 파도가 어디서부터 왔을까 하고 질문도 하고, 소라는 엄마를 알까? 하고 소라 친구가 되어 보기도 하고, 떨어진 귤이 아직 떨어지지 않은 귤을 보고 어떤 마음이 들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멍!

멍 하는 것도 다 여백이니 필요한 거네


야옹!

온니 좋아하는 불멍, 바다 멍, 귤밭 멍...

이런 것들이 우리 지구별 여행의 여백의 미 랑께


ㅎㅎ

멍!

야옹!

멍 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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