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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Feb 10.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67- 깔끔한 외로움

야옹!

보스야

우리 흙이 많은 곳으로 이사 오니 아무도 안 찾아오네


하하하

좋아

귤 밭 안에 창고에서 산다고 하니까

앉을 곳이 없다고 생각하니 안 오나 봐

근데... 난 자주 적막함과 친구 하는 것이 좋아

니들도 있고, 귤나무도, 바람도, 구름도 다 친구가 될 수 있으니 외롭지도 않잖아.

진짜 외로움은 많은 존재속에서 고독을 느끼는 거야

같이 있는데 차별받는다고 느껴질 때... 외롭지.

몸이 아플 때도 존재들 간의 소통이 힘드니 외로운 거야.

발가락 하나만 아파도 걷기에 불편하고, 다른 존재와 어울리기도 싫고, 스스로에게도 많은 갈등들이 파도를 치거든.


멍!

사실 나도 또리, 동백이, 감자 공장 털이, 통닭집 승리가 자주 찾아오면 혼란스러워

올 때 반갑고 갈 때는 더 반갑더라고.


야옹!

나도 약간 그렇기는 해.

내 생활이 있잖아

가끔 어울려야 재밌어.

혼자 몰입하는 시간을 가져야 사냥이 가능해 지거든.


맞아.

건강하면 자연이 전부 친구야.

나무도, 새도, 귤나무도, 바다도 다 말을 들어주잖아.


멍!

아침 바다를 보고, 풀 냄새를 맡고, 달리기를 하다가 오면

나 혼자 숙성시키는 시간이 필요해.

그게 바로 개팔자라고 하는 거거든.

그냥 잠만 자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정리를 하는 거야.

그래야 다시 짜릿하게 새로운 냄새를 맡을 수 있어.


야옹!

맞아. 그게 바로 우리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거야.

어제 한 지구별 여행을 정리할 시간.

생각이 숙성되는 거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고, 잘한 거 잘못한 거도 정리를 해야 돼.

그게 바로 여유를 만드는 지혜야.


하하하

니들은 도대체 모르는 게 뭐야?


멍! 야옹!

그러니까 보스가 책을 보는 거는 외부의 지식을 안으로 집어넣는 거야.

외로움, 고독 이런 양념을 가지고 멍 때릴 때 먹은 지식이 숙성이 되는 거지.

숙성은 깊어지는 거야.

지식은 많이 먹는데 숙성시키지 않으면 깊이가 없어.

그래서 가벼우니까... 입만 나불 거린다고도 하지.

숙성된 지식은 경험과 만나서  익으면 지혜가 되는 거야.


와우.

이제 니들 말을 내가 생각하면서 들어야 이해가 된다.

니들 같은 친구가 있으니 지구별 여행이 외로울 수가 없어.


야옹!

아니라니까.

고독과 외로움은 꼭 필요하니까.

만들어서라도 고독에 빠져야 된다고.


그래?

알았다.

니들 두발족들 오면 절대 말하지 마.

니들 말하는 거 알려지면 우린 곧 군중 속의 고독으로 가게 돼.

탁한 고독이지.


멍! 야옹!

그래 우린 두발족 오면 절대 말 안 할 테니 걱정 마.ㅋㅋㅋ

놀자!

멍! 야옹!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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