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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Feb 11.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68-  퍼질러 자기

야옹!

총총 온니 진짜 아무리 개팔자 라지만 너무너무 잘잔다.

이거 삶을 낭비하는 거 아닐까?


멍!

야. 난 눈감고 누워있다고 다 자는 게 아니라니까

어제 맡은 바람 냄새, 풀냄새, 바다 냄새, 모래 냄새...

어제 만난 다른 존재들에 대한 기억

달리면서 생각한 것들

이런 것들을 정리한다니까

그래야 숙성이 되지


야옹!

아 맞다. 다시 한번 느끼면서 정리한다고 했지.


멍!

그래 맞아.

그냥 본 것은 날 거야. 안 익거나 설익은 거야

 것을 다시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숙성이잖아

그건 느낌을 추가하고, 내 거로 저장하는 거라고.


야옹!

그럼 낭비가 아니네.


멍!

그렇다니까로


하하하

그럼 삶을 낭비하는 거는 뭘까?


멍!

우리가 지구별 여행을 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삶이란 보드를 타고 있는 거잖아.

과거는 이미 지나온 강물 줄기니 물살이 세서 우리가 되돌아갈 수가 없잖아

시간 강물에서는 앞질러 갈 수 도 없도록 되어 있고


야옹!

그럼 과거 미래에 너무 시간낭비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라 그런 말이네


멍!

글치.

지금을 낭비하는 것은 과거에 죽은 것과 같은 것이지.

그렇다고 우리가 과거나 미래를 생각 안 할 수는 없잖아?


멍!

긍게로...전혀 생각을 안 할 수는 없고, 그 강물에 빠지면 우리가 탄 시방이라는 여행 보트는 스스로 떠내려가지.

그냥 허우적 대는 거야

시간의 강물 속 돌멩이에 걸리면 미래의 강물로 갈 수가 없어져.

지금 보트를 잘 타고 여행을 잘하면 미래의 풍경은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거잖아.

보트 여행 중에 어떤 강 줄기가 있을까 구상하고, 생각해보는 것은 당연하지.


야옹!

온니. 개 똑똑 해졌어


멍!

그렁게. 내가 마냥 잠만 퍼질러 잔 것이 아니라니까


하하하

어떻게 자는 것을 퍼질러 잔다고 하는 거냐?


멍!

오잉?

보스 그거도 몰라?

내 발목, 머리, 몸통, 팔, 다리, 귀가 땅바닥에 널려있다는 뜻이 랑게


하하하

아. 글쿠나. 빨래 널어놓은 것처럼 널려있듯이 잔다는 말이네


야옹!

맞아. 어차피 잘 거면 퍼질러 자는 것이 좋아

나도 그렇게 자거든

어떤 때는 목과 머리가 분리되어 널려 있는 거 같아.


하하

나도 잘 때는 퍼질러 자야겠다.


멍! 야옹! 하하

먹고 자고 놀고에 충실한 지구별여행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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