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했던 20대, 그리고 평안해진 요즘
때는 바야흐로 24살,
대학을 갓 졸업하고부터 일을 시작했다.
졸업할 때 되니 바로 취직하는 친구들, 대학원에 가서 더 공부하는 친구들, 워킹 홀리데이 및 유학을 떠나는 친구들 정말 다양한 선택을 하는 지인들을 보면서 이제 진짜 새로운 시작이 펼쳐지는구나!라고 처음 생각했던 것 같다.
대학 졸업하자마자 부모님은 내게 좀 더 공부해 보는 것이 어떠겠냐고 조언을 해주셨다. 하지만 나는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당시 무조건 취업을 할 것이라고 부모님께 당차게 말했다.
운이 좋게도 졸업하자마자 첫 직장을 다니게 된다. 사실 그 당시 스펙도 엄청 훌륭하거나 내세울 것이 있는 것이 아니었는데 그때만 있었던 젊음과 패기를 면접 때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그때의 나를 보여주면,,, 확실히 젊었다 ㅎ
첫 외국계 회사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스스로 자랑스러워했던 것 같다. 쥬디로서의 삶 가끔 그립다.
돌이켜보면 제일 열정이 높았던 날들이었다.
처음 일했던 곳은 서울의 번화가에 있는 호텔에서 9개월간 고객응대 업무를 했었다. 천직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업무는 정말 맞았는데 야간업무 하는 것이 너무 부담이 돼서 야간업무가 없는 곳으로 이직을 하게 된다.
이전 직장을 다닐 때, 1년을 못 채웠다는 이유로 이직하고 나서는 반드시 1년 이상 일해야겠다고 혼자 다짐했고 약 2년간 그곳에서 근무하면서 무력감이 왔다. 매번 똑같은 일에 쳇바퀴 같은 삶의 연속으로 흥미를 잃었달까? 내가 5년 뒤 10년 뒤 이 일을 하면서 과연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 생각해 봤을 때 대답은 No! 였기에,,, 또다시 이직을 고민하고 러키비키하게 이직을 성공하게 된다.
항공사에서 근무하면서 얻은 건 저렴한 항공권으로 갈 수 있는 세계여행. 그리고 소중한 동기들이다. 안 가본 나라가 없을 정도로 야무지게 여행 다녔던 게 가장 큰 장점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한 장점에 비해서 이렇게 업무가 안 맞을 수가 있나 느꼈던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비대면 업무를 처음 하면서 일을 하면 할수록 불편해지고, 빨리 집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적성에 안 맞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가 많이 작아졌었다. 이제 20대 후반이 되어가면서 나이는 자꾸 먹어가는데 어떤 일을 새로 할 수 있을지 수없이 고민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나름대로 꾸준히 노력해 왔다.
내 나이 29살, 막 어리지도 그렇다고 해서 연차가 많지도 않은 살짝 애매한 나이라고 생각했다. 이전 회사를 다니면서 성향상 야망이 있는 편이 아니라서 누군가와 경쟁하고 시험을 치르는 것에 대해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했다. 그러한 과정도 물 흐르듯이 지나갔으면 좋았겠지만, 항공사로 이직하고 나서 하루도 마음 편히 지냈던 적이 없었다. 적성에 안 맞는 공부를 필수로 해야만 하면서 원형탈모도 오고, 성격도 예민해지게 돼서 가족들이 많이 고생했다. 이 자리를 빌어 짜증 다 받아주고 이해해준 가족들에게 무한한 영광과 감사를~~!
그리고 새로운 시작, 첫출근을 응원해준 내사람들에게도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그대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최수종 뺨치는 달달함 초과멘트로 감동받았던,,ㅎㅎ)
우여곡절 끝에 그래서 드디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는데...! 성격 자체가 사람들 좋아하는 성격이고, 대면서비스가 강점이기에 이를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에 뛰어들게 된다. 처음 접해보는 분야이지만 이렇게 일이 재미있을 수 있구나! 회사 갈 맛이 나는 요즘이다. 살면서 이렇게 만족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행복지수가 크다. 일은 그저 수단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또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업무적인 부문에 있어서 스트레스가 적다는 것이 지금 나를 살아남게 만드는 힘이다.
얼굴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데, 솔직히 말하면! 20대 중에서 근래가 제~~~ 일 평안한 상태다...ㅎ 사람은 역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
며칠 전에 받은 입사선물.
입사한 지 좀 지났으나 갑자기 깜짝 선물 받으니까 기분이 좋다. (이런 사소한 선물에 감동하는 나,,ㅎㅎ)
정장 입고 출근하는 게 아직 어색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아무래도 옷을 더 깔끔하고 단정하게 보이려고 노력 중이다.
여러 번의 이직 또 새로운 분야에 취업을 하면서
올 한 해 여러 번 넘어졌기에,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덕분에 몸도 마음도 더욱 단단해져서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정함도 체력이라는 말이 있듯이 2026년에는 내 주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보고 싶은 이들이 많지만 이것저것 준비하느냐 못 본 지인들이 너무 많다. (보고 싶은 거 알지 다들???)
다사다난했던 20대를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사람으로 상처를 잘 받지만, 사람으로 치유를 받기에 내년에는 조금 덜 고민하고, 하고 싶은 운동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확행이 아닌 대확행을 누리고 싶다.
#소확행 #경제적 자유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