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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치 Mar 29. 2021

가족의 새로운 정의를 내리는 청년들이 사는 집

셰어하우스 보단 조금 더 친근한 새로운 청년 가족 단위의 집 이야기

 나는 작고 귀여운 아주 아담한 사이즈의 소중한 월급을 받으며 일하는 회사원이다. 경기도에서 나고 자라 경기도뿐만 아니라, 지방에 많은 청소년들이 그랬듯 인 서울이라는 꿈을 꾸며 공부했다. 쉽지 않게 들어갔던 서서울 소재지의 대학교를 졸업할 때도 나는 경기도에 살고 있는 통학생이었다. door to door 왕복 4시간가량을 4년 내내 4호선 지하철과 함께했다. 서울이 뭐라고 서울을 왔다 갔다 하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서울 왕복시간을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서울에 내 집 마련할 때 혜택이라도 준다고 했으면 나는 이미 강남은 아니더라도 그 언저리 즈음에 방 하나쯤은 생겼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잠만 경기도에서 잘 뿐 20대의 2/3를 서울에서 보냈다. 경기도민의 애환을 담은 짤들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걸 볼 때마다 너무 내 이야기라서.. 우리 경기도민끼리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서울로 열심히 다녔던 것 같다. 경기도에도 좋은 회사가 많다지만 굳이 서울에 버티고 앉아 큰 사람이 될 거라며 오기 아닌 오기를 부리고 있는 중이다. 내가 여기서 물러나면 나의 후대의 자식들도 서울에서 살아보지 못할 것 같아서. 서울에 사는 것도 스펙이라는 이 시대의 유행 같은 그 말이 오기를 부리게 한다. 


경기도민의 애환을 담은 극 공감하는 짤


 그리고 29살 직장을 잘 다니고 있는 지금 도저히 이 통근시간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좀 더 빨리 깨달았다면 달랐을까. 이제야 알아보고 있는 서울의 집값은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의 5배쯤은 되었다. 이 금액이면 우리 동네에서 고층 뷰의 좋은 오피스텔을 잡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현실을 망각하고 싶은 생각을 하며 먼저 전세을 알아봤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강남구에 위치해 있으나, 내 통장잔고와 국가의 대출 시스템을 아무리 분석해봐도 내가 살 수 있는 집은 없었다. 정말 딱 말하지만 없. 었. 다. 월세는 또 어떠한가.. 나의 작고 귀여운 월급의 1/3을 가져가는 나쁜 월세. 도대체 서울에 갓 상경한 사회 초년생은 어떠한 경로로 월급을 모아 전세를 살면서 결혼자금을 모을 수 있는 것인가? 결국 나도 4포 세대 7포 세대를 공감하며, 사랑도 결혼도 포기해야 하나. 아직 얻은 것도 없는데 포기부터 해야 한다니.. 


 서울에 집이 몇챈데, 내가 살 집이 하나도 없을까. 그러던 중 옛날 하숙집과 비슷한 새로운 주거문화인 셰어하우스, 공유 주거 등 비싼 서울의 집의 월세를 나눠내며 사는 주거형태를 찾을 수 있었다. 대학교 때도 기숙사에서도 한번 살아보지 않았고, 정리정돈을 스스로 잘 못하는 내가 과연 다른 사람과 함께 살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했다. 혹여나 내가 그곳에 살면서 트러블이 생긴다면, 일단은 내 문제는 아니고 다른 사람의 예민함 때문일 거라는 반 인류애적 사고방식을 가지면서 셰어하우스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셰어하우스를 고르는 일도 쉽진 않았다. 셰어하우스는 생각보다 싸지도 않았으며, 같은 월세 가격으로 좀 더 넓은 집을 셰어 하면서 누릴 수 있는 뿐이었다. 셰어하우스도 정답은 아니었나 보다 를 느낄 때쯤. 아주 우연하고도 운명적인 '드림하우스'의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다. 내가 내 돈 주고 계약하는 집 주제에 자기소개서 등 서류도 내야 하고, 면접도 봐야 한다. 원한다고 다 살 수 있는 집이 아니었으며, 살게 되었을 때 혜택이 어마어마한 광고성 멘트들에 이끌리듯 지원서를 작성했다.


 지원서를 작성하고 한참 후 면접 관련 메일이 왔다.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여 비대면 화상면접으로 진행한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면접자 명단이 왔다. 면접 당일 3:3 다대다 면접으로 진행되었고, 면접은 나름 잘 본 것 같았다. 셰어하우스 입주민 면접인 만큼 생활에 관한 질문도 많았고, 드림하우스의 콘셉트와 연관된 셀프 브랜딩에 관한 질문도 많았다. 질문 중의 하나는 " 본인은 하우어 ( 드림하우스 거주민들을 부르는 명칭 )를 위하여 어떤 베네핏을 제공할 수 있나요? " 예상했던 질문이 주어졌다. 정말로 속마음은 '예? 베네핏이요?' 그저 내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월세지만 보증금이 낮은 점이 가장 혹한다고. 라는 가장 최선의 생각을 잠시 접고 차선의 생각을 말했고 다행히도 차선의 생각이 드림하우스 운영 목적과 맞아 입주를 하게 되었다.


새로운 가족 구성원의 탄생

  나와 같은 경로로 입주절차를 밟은 22명의 하우어들과 함께 살게 되었다. 20-30대로 구성되어있으며, 남녀 비율은 10명 : 12명. 드림하우스 관련 정보를 찾아볼 때 기획자의 인터뷰에서 '논스톱'을 생각하며 기획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논스톱..? 대부분 연령대가 20대인 하우어들이 논스톱을 제대로 보기나 했을까 싶은 올드한 인터뷰에 웃음이 난 적이 있다. 뭐 어쨌든 그런 비슷한 느낌으로 함께 살게 되었다. 대학교를 졸업한 지 한참이 지났고 내일모레 30을 앞두고 있는 내가 기숙사 비슷한 생활을 시작했다.


 간단하게 드림하우스 시설에 대해 설명하자면, 지하를 포함해 6개의 층으로 구성된 하나의 건물에서 살게 된다. 지하는 로프트라는 이름을 가진 하우어들의 작업공간으로 많은 책과 스튜디오, 그리고 작업을 위한 다양한 책상과 좌석이 마련되어있다. 1-2층은 외부 카페이지만 하우어들에게는 하루에 한 잔씩 음료가 제공된다. 그리고 3층엔 큰 주방과 거실, 세탁실이 있다. 이 곳에 모여 같이 밥을 해먹기도 하고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유튜브 등을 보기도 한다. 그리고 주거공간은 5개의 플랫으로 나뉘어있는데 하나의 플랫에 4-5인의 하우어가 살게 된다. 그 안에는 작은 거실과 작은 싱크대 그리고 샤워실, 세면실, 화장실이 나뉘어 있다. 그리고 방은 모두 개인실이며 도어록이 잠겨 있어, 충분한 개인 공간이 보장되는 편이다.


 앞으로 우리는 로프트에서 함께 작업을 하고, 3층 거실에서 요리를 하고 음식을 나누며 정을 나누게 될 것이다. 그게 이 드림하우스가 구성한 공간의 핵심일 테니까.


시험을 치르면서 입주자로 선발된 우리들

 드림하우스에 들어오는 과정이 꽤 귀찮다고 느껴지면서도 지원하고 싶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내가 귀찮게 검증을 받고 들어가는 만큼 함께 하는 거주자들도 일단은 검증을 받은 인물이라는 점이 좋았다.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다. 또한,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에 따르면, 내가 일생동안 만나게 되는 또라이의 수는 정해져 있으며 어떻게 서든 그만큼의 또라이는 만나고 죽는다. 내가 언제 어디서 그 또라이들을 다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다만 그래도 같이 사는 집에서 만큼은 만나지 않았으면 싶었으니까. 


 입주 전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고, 간단하게 한화생명의 CSR목적으로 만들어진 드림하우스 운영 취지와 앞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 등을 설명했다. 또한 월 1회 간담회가 있으며, 브랜딩 스쿨 등 하우어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모든 것을 지원한다고 엄청난 후원자를 만난 것을 환영한다는 듯한 오리엔테이션이었다. 앞으로 1년 동안 드림하우스에서 어떤 하우어들을 만나 함께 드림하우스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새롭게 구성된 가족과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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