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관하여

by 황혼
분주한 인천공항의 모습

사람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공항에 간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표정을 하고 지나간다.


누군가는 몇 년 만에 돌아오는 사람을 기다리고,

누군가는 떠나는 사람의 등만 바라본다.


또 어떤 이들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공항을 지난다.

어린 얼굴에 너무 큰 가방을 멘 이들이

입술을 몇 번이나 깨물며 발걸음을 끌어간다.

새로운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려지지 않는 미래를 들고 비행기에 오른다.

어쩌면 가장 조용한 용기를 꺼내 쓰는 순간이

바로 공항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공항에는 이렇게

여러 가지 마음들이 계속해서 쌓인다.

기쁨과 상실이 섞인 눈빛들이 서로 스쳐 지나가고,

누군가는 웃음이 터질 만큼 행복한데

바로 옆의 누군가는,

말없이 고개를 숙인 채

한참 동안 떠나지 못하고 서 있다.


그들의 마음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무거움이 남아 있는 듯하다.


그 복잡한 온도들을 공항은 묵묵히 받아낸다.

공항은

언제나 변함없는 목소리로 비행기 출발을 알리지만,

사실 이곳은

늘 사람들의 가장 뜨거운 순간들을 품고 있다.


그래서인지 공항을 떠날 때면

마음 한켠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여운이 남는다.

내 삶이 누군가의 삶과 스치며 지나갔다는 흔적,

그 짧은 교차 속에서

들리지 않았던 울음과 드러나지 않았던 기쁨이

조용히 흔들리고 있는 것만 같다.


잠시 머물렀을 뿐인데도

공항은 사람을 조금 멈춰 서게 만든다.


어쩌면 공항은

단지 비행기가 오르내리는 곳이 아니라,

서로 다른 마음들이

잠시 머물렀다가 지나가는 곳인지도 모른다.


기쁨과 작별, 두려움과 기대처럼

방향이 전혀 다른 감정들이

한 공간에서 조용히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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