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의 끝자락에서

by 황혼

내 스무 살은

찬란하지도 않았고,

사람들이 말하는 ‘청춘’이라는 말과도

딱히 어울리지 않았다.


눈부신 장면은 없었고

기억에 남길 만큼 뜨거운 순간도 드물었다.

그저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듯 하루를 넘기고,

버티다 보면 또 하루가 끝나 있었다.

설레기엔, 마음이 늘 조금은 지쳐 있었던 것 같다.


다들 스무 살을

가장 빛나는 시기라고 말하지만,

그 말은 내 이야기는 아니었다.

나는 그저 그 나이를 살았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별일 없던 시간마저

이제는 너무 쉽게 과거가 되어 버렸다.

붙잡을 새도 없이

세월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심하게 흘러가 버렸다.


아픈 일들만 많았고,

행복하다고 자랑할 일도 없었는데

시간은 왜 이렇게 빠른지 모르겠다.

남긴 게 많지도 않은데

벌써 떠나보내야 한다는 게

괜히 억울해진다.


내 스무 살은,

그렇게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하루 뒤면,

스물한 살이 된다.


찬란함도,

청춘이라 부를 만한 순간도 없었는데

왜 이렇게 빨리 끝나버렸는지 모르겠다.


다만 그저,

별다른 흔적도 없이 지나간 나날들이

이제는 모두 과거가 되었다는 사실만이

이상하리만큼 선명하다.


남은 건,

그저 흘러가 버린 세월과,

그 속에 있었던 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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