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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들

시 / 이연중

by 이연중

(어떤 것들)


나는 당신을 잘 알지만

당신은 나를 모르지요

왜냐하면 당신은

보여주는 것에만 익숙하거든요.


내 눈에 담겨있는 당신은

마음에도 넌지시 들어 있지만

당신은 누구도 가까이할 수 없는

값 비싼 그림 같은 사람이죠.


당신의 이름은.

손대지 마세요.

만지지 마세요.

가까이 오지 마세요.


물론 어떤 것들은.

생각보다 깊고 숭고하지요.

그러나 또 다른 어떤 사람은.

당신이 더 소중합니다.


세상은 시리도록 아름다운데

그 어떤 것들은 무슨 의미일까요.

사랑은 어떤 것을 초월하고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대가 아는 어떤 것들과.

내가 집중하는 어떤 것들에 의미도

사실은 멀리서 보면 희극입니다.

당신은 지금 저와 함께 여행 중 이니까요.



ps

어떤 것들이 어떤 이유로

내 삶을 규제합니다.

내가 아는 어떤 것들이 어쩌면

그다지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익숙할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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