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아지 1

미르는 솜뭉치

by 벗님

난 원래 개나 동물을 싫어하는 편이었다. 7살 무렵 집에 키우던 개가 옆집 친구를 물었던 기억이 강렬해 길을 가다가도 개를 보면 비명까지 지르며 피하곤 했다. 아주 작고 귀여운 강아지도 보기엔 좋았으나 가까이 오면 도망 다녔다.

그런데 아들은 동물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여 어릴 적부터 열대어,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거북이 등을 기르기도 했다. 강아지를 기르자고 졸라대는 통에 못 이겨 하나둘씩 늘어나게 된 것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강아지를 기른다는 것은 엄두를 낼 수 없었고 무엇보다 나는 개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들이 고2가 되었을 때 내 친구가 강아지를 키우게 되었단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아들이 거의 게임 중독이라 고등학교 들어가며 게임을 줄이겠다고 약속해서 소원을 들어주느라 강아지를 키우게 되었는데, 정작 본인이 더 강아지를 좋아하게 되었다 했다. 친구도 개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말이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도 개를 좋아할 수 있겠다, 키울 수 있겠다, 변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나날이 스트레스를 받을 아들과 딸에게도 큰 선물이 되겠기에 개를 키워 보자고 용기를 냈다.

아이들은 강아지를 키울 거란 말에 놀라면서 환호했다. 가정분양을 하는 곳을 찾아서 가장 작고 약해 보이는 강아지를 안아 데려왔다.

다른 강아지들이 뛰어다니는 틈에 구석에 엎드린 듯 가만히 웅크리고 있던 솜뭉치 같던 강아지! (짖거나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다른 강아지들은 내겐 너무 무서워 보이기도 했다.)

데려온 첫날 아기 강아지가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지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너무나 편안하게 잘 자서 우리는 정말 기뻐했다.

작은 손수건으로 덮어주고 지켜보는 마음이 행복했다.

그리고 우리는 많은 후보 이름들 가운데 '미르'라고 부르게 되었다.

미르 미르 우리 미르! 아휴!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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