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아지 5

에필로그-미르야 미안해!

by 벗님

미르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우리 부부는 직장 생활로 바빴고 아들은 고등학생, 딸은 중학생이던 시기에 왔으니 온 식구가 정신없이 시간에 쫓길 때였다.

모두가 아침에 나가 버리면 혼자 우두커니 기다리다 잠이나 잤을 미르...

주말에 산책을 자주 시켜주지도 않았고, 어디 놀러 데리고 가는 일은 더욱 드물었다.

지금 돌아보면 눈물이 나지만 바쁜 일상에 치여서 미르는 뒷전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미르야, 미안해!

그러다 슬개골 탈구로 또 뒷다리 마비로 오래 걷기 힘들다고 핑계 대며 산책은 더 가끔 하다가 아예 미르는 산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여겨 버리기도 했지.

목욕하기 싫어하는 것을 산책하기 싫어하는 것으로 여기다니 엄청나지.

목욕이 싫다고 버둥대지도 않고 가만히 있을 뿐인데 참 너무했네.

다리 힘이 없어서 엄마가 욕조에 들어가 안고 씻기면 가만히 있을 뿐인데, 드라이기로 몸을 말리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싫은 거였는데 말이야. 엄마가 이리저리 만지며 털을 말리고 빗으로 빗길 때에도 아파도 가만히 참았는데 말이야.


치아 스케일링을 한다고 미르가 마취된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난 눈물이 쏟아져 참을 수 없었다. 위독한 것이 아니어도 그랬다. 이후 여러 병치레에 수술과 입원을 반복할 때에도 그랬다.

고작 요만큼 쓰는데도 눈물이 흘러내린다.

어쩌면 나는 감당할 수 없는데도 미르를 키운다고 한 것이었나... 굳이 약하던 강아지를 데려온 것이었나...

울고 있는 나를 미르가 쳐다본다.


미르야, 미안해!

엄마가 잘못한 게 많아..

그래도 엄마는 함께해서 순간순간 행복했어. 고마워.

지금 옆에 없어도 따로 살아도 형도 누나도 미르를 사랑해...

미래의 일은 미래에 맡겨 둘게.

많이 아프지 말아!

사랑해~ 우리 미르~ 정말로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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