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배우자, 좋은 사람?

아내의 시선

by OHS

어릴 때는 "결혼을 한다면 어떤 사람과 하고 싶어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을 "좋은 사람이요", "웃는 게 예쁜 사람이요"라고 막연한 대답했던 것 같다.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고, 삶을 더 경험해 가며 이 '좋은 사람'에 대한 기준은 점차 뚜렷하고 구체적인 형태로 진화해 갔다. 단순히 막연한 호감을 넘어, 삶의 동반자로서 함께 추구했으면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좋은 사람'을 정의하는 기준은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에겐 경제적 능력이 최우선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겐 유머 감각이나 외모가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삶을 통해 깨달은 '좋은 사람'의 핵심 기준들은 훨씬 더 본질적인 가치에 닿아있다.


우선 나는 상대가 1인분을 해내는 사람이기를 바랐다. 살다 보니 생각보다 1인분을 해내며 사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책임지고, 최소한의 역할을 꾸준히 해내는 것.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지만, 이 기본적인 책임감이 개인의 삶뿐 아니라 가정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기에 더욱 중요하게 다가왔다. 집안이 어려워진 극한 상황에 하다못해 신문지 배달이라도 해서 가정을 지켜낼 줄 아는, 그런 태도와 의지를 가진 1인분을 원했다.


두 번째로는 진정한 명예를 아는 사람이기를 바랐다. 자신의 명예를 소중히 여기고, 그렇기에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을 사람을 말한다. 예를 들어 흔히 말하는 바람에 대해 생각해 보자.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무조건 영원히 변치 않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 또한 그런 사랑을 꿈꾸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이란 감정이 의지로 되는 일은 아니라는 것 또한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랑이 끝났음을 확신했을 때 뒤에서 몰래 다른 행동을 하거나 비겁하게 숨기기보다는,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정직함을 가진 사람을 바란다. 삶을 함께함에 있어 신뢰는 필수다. 진정한 명예를 아는 사람은 결코 추잡한 거짓말이나 기만을 일삼지 않는 사람일 거라는 생각에서 왔다.


마지막으로,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배울 점'은 뛰어난 학력이나 사회적 성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 빛나는 통찰이나 작은 태도에서 느낄 수 있는 것, 사소한 습관,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태도,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심, 하다못해 정리정돈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까지도. 옆에서 보고 저절로 배우게 되거나 그 영향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그럼 점이 있는 사람이기를 바랐다.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관계가 의미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에 대한 생각은 배우자 선택을 넘어 삶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많은 관계에 대한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갔다. 그러던 와중 바라본 남편의 모습에서 그가 가진 특유의 진실함과 꾸준함, 그리고 본인의 방식으로 주변을 살피는 따뜻함이 내가 그렸던 '좋은 사람'의 기준과 맞닿아 있음을 느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문득 내가 그렸던 '좋은 사람'의 모습은 어쩌면 내가 남편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은 나 자신의 모습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남편이 나에게 꾸준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처럼, 나 또한 남편에게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서로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되고, 함께 성장하며 앞으로의 삶을 채워나갈 그런 '좋은 사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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