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시선
자녀를 키운다는 것. 한 명의 독립적인 성인이자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시키는 일이라 생각한다. 결국 언젠가는 내 품을 떠나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하니말이다. 그렇다면 자녀 교육이란 뭘까? 나는 이 어려운 문제에 대답하기 위해 3가지 질문을 준비했다.
"어떻게 키우고 싶어요?"
내 아이보다 인생을 먼저 살아본 선배로서, 내 인생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나 자신을 늦게 알았다'는 것이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나를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되었을 시행착오들이 있었고, 그 부분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만, 그 시행착오들을 통해 넘어지고 좌절했음에도 다시 일어나 좋은 방향으로 걸어갔다는 것. 결국 가장 아쉬웠던 현상의 결과는 내 인생에 가장 잘한 일이 되었다.
시행착오 없는 삶은 이상적이다. 하지만 그런 인생을 살아본 사람이 있긴 할까 싶을 정도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며, 모든 시행착오가 불필요한 것 또한 아니다. 내가 아이의 자전거를 평생 잡아줄 수 없기에, 스스로 달릴 줄 아는 아이로 넘어져도 일어나는 법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요?"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줄 '자기 객관화'와 넘어져도 일어설 줄 아는 '회복 탄력성'을 키워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자기 객관화는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보다 나은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예전에 레이 달리오의 <원칙>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뻔하디 뻔한 성공의 원칙들이 700장에 달하는 분량으로 나열되어 있는 지루한 책이었다. 하지만 그 책 속에서 가장 와닿았던 핵심적인 깨달음은 바로 "당신이라면 스스로의 원칙도 없는 사람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는 물음이었다.
누군가 "당신은 어떤 사람이에요?"라고 묻는다면 정확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나조차도 아직 나를 알아가는 중이기에 제대로 대답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계속해서 나를 탐구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 나만의 원칙을 가지고 인생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 이것이 내 아이에게 주고 싶은 첫 번째 힘이다.
둘째, 나를 알고 고심해 방향을 설정했다 한들.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을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길고도 험난하다. 아이는 수많은 실패와 성공을 경험할 거다. 그 속에서 잠시 지치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 또, 실패를 그저 실패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과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너무나도 다른 일이다. 단순히 좌절에서 벗어나 회복하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단단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당신은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하나요?"
아이와 많은 생각을 나누고 싶다. 건강한 방식의 대화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 그 과정에서 아이가 스스로를 정의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또, 아이의 안전한 피난처이자 지지자가 되어주고 싶다. 언젠간 아이는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거나, 혜안을 구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그럴 때 망설이지 않고 찾아갈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나는 아이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 정답을 제시하거나 더 나은 해답을 찾아주는 부모가 아니어도 괜찮다. 부모님이 나의 어려움을 깊이 이해해 주고, 함께 고민해 주며, 완벽하진 않아도 현명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거라는 믿음. 그 믿음이 아이가 부모를 의지할 수 있게 만들어줄 단단한 기반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당장 생각나는 행동들은 다음과 같다. 아이의 말 경청하기,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기, 나 또한 솔직하기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것 정도가 떠오른다. 이처럼 아이와 신뢰 관계를 어떻게 쌓아갈지에 대한 고민과 공부는 앞으로 계속해나가야 할 과제인 것 같다.
위에서 나 스스로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반대로 남이 보는 나는 어떨까? 내 배우자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다음 주제는 '나의 배우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