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배우자, 함께 변하기

남편의 시선

by OHS

내가 아직 미혼일 때, 주변 형들에게 어떻게 결혼을 결심했는지 물어보면 본인이 직장에서 짤려도 내 곁을 지켜줄 사람이라서 결혼했다는 말을 자주 듣곤했다. 정말 자주 나오는 레파토리로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이 지점만 잘 공략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까 생각해봤는데, 결혼 적령기인 30대 초중반 남성에게 갑자기 직장을 잃는 일은 흔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 최소 40대 중반이나 50대 정도일 것이고, 그때면 10년 이상 된 부부이기 때문에 여자도 남편이 직장을 잃자마자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떠나더라도 몇 년 정도는 같이 버티며 바가지도 긁다가 떠날 것이다.

아무튼 미혼의 나는 형들이 잘 일어나지 않고, 충분히 대비할 시간이 있는 일을 고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건 결혼의 기준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녀 교육에서 말했듯이 세상은 변한다. 그래서 자녀에게는 변하지 않는 것을 나눠야하고 부부끼리는 변하는 것을 나눠야 한다. 즉, 부부간에는 생각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나 아내나 정말 아무 주제나 가지고 한참을 이야기하는데 한글에 띄어쓰기가 없었더라면이라는 주제로 한 시간을 넘게 이야기 하기도 하고, 전원주택에서 살면 어떨 것 같은지, 강아지는 왜 강아지보다 인간을 더 좋아하는지, 강아지는 도대체 무슨 냄새를 맡는 것일까 같은 주제로 이야기 한다. 영양가 높은 대화는 아니지만 이런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맞춰볼 수 있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일치시킨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한다. 성향이 같고, 취미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삶이 풍요로워진다. 성향이 같으면 흥미를 보이는 것도 비슷할테니 상대방의 취미를 배우면서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나는 아내를 헬스장과 예술의 전당으로 데려가고, 아내는 나를 사진관이나 여행지로 데려간다. 글을 적다가 든 생각인데 부부는 닮는다는 말은 이런 의미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막상 결혼해보니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배우기도 했는데, 우리 아내는 나보다 생활력이 좋다. 보통 집안일은 자기가 한 건 확실히 알고 있는 반면에, 상대가 하는 건 다 알지 못해서 서로 자기가 더 많이 한다고 생각해 부부간 싸움 1순위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더 많이 한다고 생각되는 걸 보면 확실히 아내가 더 많이 함에 틀림없다. 그리고 나보다 잘한다. 나는 혼자 살 때도 집에 물건을 두지 않는 쪽으로 집안 청결을 유지했다면, 아내는 말 그대로 정리정돈을 잘 해서 집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야채를 소분한다거나, 랩이나 비닐 봉투로 음식을 보관하는 등의 일을 해낸다. 나는 머리로 알아도 귀찮아서 잘 하지 않는 일이다. 가끔은 어디서 저런 체력이 나오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번 글은 주제가 참 어려워서 상대방에 대해 여러 생각을 했음에도 횡설수설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내가 원하는 답변이 되지도 못한 것 같다. 앞으로 여러 대화나 글을 통해서 서로를 더 알아가면 되겠지 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보려고 한다. 내가 제안하는 다음 주제는 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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