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시선
노동 경제학에서 시간을 노동과 여가로 나누는데, 후방 굴절 노동 공급 곡선이라는 이름으로 노동과 임금에 대한 곡선을 가르친다. 이런 고민은 예로부터 있어왔고, 심지어 학문으로까지 발전했다는 의미이다.
이 차트는 두 가지를 설명한다.
시간당 임금이 높아질수록 노동에 대한 효용은 커진다는 점과
시간당 임금이 너무 높아지면 노동보다 여가에 대한 효용이 커지면서 근로시간을 줄인다는 점이다.
당연한거 아닌가? 싶지만 원래 경제학이 당연한 것을 수식이나 차트로 정리하는 학문이다. 결국 시급 얼마에서 노동 곡선이 꺾이냐가 중요한데, 내 경우엔 해당 노동공급곡선이 이동하는 경험을 많이 했었다.
돈
한때 조금 덜 일하고 싶어서 현재 수준보다 1/3 수준의 Total Compensation(연봉 + 스톡옵션 + 보너스)를 받고 이직했었다. 당연히 노동시간도 줄어들었고, 조금 더 편하게 생활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생활은 길지 않았다. 부모님의 은퇴, 집, 차, 결혼과 같이 돈이 많이 필요한 이벤트가 현실로 다가오자 나는 더 많은 돈이 필요했고, 마침 회사에서 다시 리더 포지션으로 일해달라는 부탁을 받아 이전 회사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나도 더 많은 시간을 일했고, 위에서 말한 모든 것을 큰 무리 없이 해결했다. 책임이 더 커지면서 더 많은 돈이 필요했고, 위 차트에서 노동량이 굴절되는 임금 수준이 한참 위로 올라간 것이다.
책임과 필요한 돈은 비례한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불확실성은 요동치고 있고, 충분한 돈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확률적으로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감당가능한 수준이겠지만 마음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또한, 스타트업맨으로서 불안정한 직장 때문에 장기적인 안정감을 가지지 못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시간
어렸을 때는 퇴근하면 게임도하고 주말엔 맥주를 마시면서 해외 축구도 보는 평범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이런 생활은 길지 않았는데, 연차가 쌓이면서 리더가 되었고 그에 따라 여가 시간은 일과 자기계발로 대체되었다. 이제는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운동이요 혹은 독서요라는 대답을 하는 사람이 되었고 그런 변화에 만족한다. 어쨌든 이제는 24시간이 너무 부족한 사람이 되어서 시간 가계부를 작성하고 있다.
고정 비용은 수면, 통근, 식사, 업무, 강아지 산책이 차지하며 변동 비용은 운동, 독서, 집안일, 유투브 시청 등이 차지한다. 이렇게 계산해놓고 보니 평일 기준으로 변동 비용이 약 3시간 정도 있었다. 그나마 점심 시간을 쪼개서 운동하면서 생긴 시간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하루에 몇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 지 고민이다. 변동 비용의 대부분과 업무 시간의 일부를 줄이는 것과 이직이나 이사를 통해 통근 시간을 줄이는 것을 병행하려고 한다.
정리
노동 경제학에서는 여가와 노동을 한정된 시간 안에서 어떻게 분배할 것이냐는 문제를 이야기한다. 어느 수준이 되면 여가를 더 챙기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는데, 해당 곡선은 상황에 따라 움직인다. 여태까지는 노동 시간 외적인 것들을 조절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왔는데, 앞으로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요즘에는 주말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주 7일 출근하고, 여가 시간을 평일에 더 안배하는 방법도 고민중이다. 몇 가지 방안이 나왔으니 앞으로 실행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지, 최적화할 포인트는 무엇이 있는지 등을 고민해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