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시간, 부모의 딜레마

아내의 시선

by OHS

얼마 전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장 동료와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일했고, 이전보다 금전적으로 여유는 생겼지만 어린 시절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셨다. 현재는 금요일만큼은 일찍 퇴근해 아이와 시간을 보내려 노력하시고 계시다는 말과 함께 잘 고민해 방향을 정해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우리 부부는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수입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즐길 수 있는 정도의 충분한 수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뱃속에 있는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고, 육아휴직 등으로 인해 줄어들 수입이나 아이를 더 좋은 환경에서 양육하기 위해 좋은 동네로 이동하고 싶다는 바람 등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 어떻게 계획을 꾸려가야 할지 조금은 걱정되기도 한다.


'부모가 자녀와 보내는 시간'에 대한 연구 자료를 살펴보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은 자녀의 정서적 안정과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고소득층이나 교육 수준이 높은 부모일수록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보며 몇 년 전 헬스장에서 본 한 가족의 모습이 떠올랐다. 흔히 말하는 '불금' 저녁, 다 큰 딸과 부모가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 단순히 '그' 시간, '그' 장소에 함께 있는 모습 만으로도 그 가족의 관계가 얼마나 안정적인지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그 헬스장은 강남의 고급 아파트 단지 근처에 있었다. 그 모습을 다시 떠올리며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섣부른 추측일 수 있지만 그 가족은 금전적으로 풍요로울 가능성이 크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부모는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도 있을 테고, 그 시간을 자녀와 함께 보내며 깊은 유대감을 쌓았을 것이다. 즉, 돈이 많아서 시간의 자유를 얻었고, 그 시간을 자녀와의 교감에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부모에겐 돈과 시간 어느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은 없었을 수 있다.


현실은 내정하다. 대부분은 그 가족들처럼 충분한 돈과 시간을 가질 수 없다. 언젠가 우리에게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가 찾아올 것이다.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대신, 더 좋은 환경을 포기해야 할까? 아니면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시간을 포기하고 경제활동에 집중해야 할까?


아이에 성장에 좋은 환경과 물질적인 요소도 중요하겠지만,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느끼는 정서적 안정감과 유대감이야 말로 아이에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는 돈과 시간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나가야 한다. 내 직장 동료처럼 '금요일 저녁만큼은' 같은 작은 규칙을 세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육아 초반에는 엄마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수입과 역할 분담을 전략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아무래도 내가 시간을 더 많이 쓰게 될 것 같은데, 이 과정에서 남편이 아이와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은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남편 또한 아이와의 시간을 통해 좋은 에너지와 행복감을 얻었으면 좋겠다. 따라서 남편이 아이와 함께할 시간을 의식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할 것이다.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다면 우리가 가진 자원 안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앞으로 남편과 많이 상의해 나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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