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글

남편의 시선

by OHS

우리 부부는 한 번 쉬었다 가기로 했다. 아내가 한 차례 쉬어가자고 제안을 했고, 나는 길게 생각하지 않고 바로 동의했었다. 딱히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아내의 제안이 반가웠다. 내가 퇴근길 지하철에서 급하게 작성해 올리는 일이 반복되었는데, 이런 내가 바빠 보인 아내의 배려일 수도 있겠다. 물론 고민하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글의 퀄리티도 낮아진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환경적으로도 곧 아이가 태어나기 때문에 연재 종료는 시점의 문제일 뿐 정해진 수순이기도 했을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한 차례 쉬어 가기로 했다. 다음 연재를 위해서 몇 가지 피드백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주제를 미리 정해둬야겠다는 것이다. 서로가 궁금한 주제를 미리 정해두고 생각할 수 있어야 더 좋은 글이 나오고, 갑작스러운 주제로 흥미를 쉽게 잃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종료 시기를 미리 정해둘 수 있어서 더욱 집중해서 글을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른 점은 글을 읽고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했다는 점이다. 생각을 나누는 매체가 실시간성이 떨어지는 글이라는 점 때문에 업로드되는 날 바로 읽고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주로 며칠 뒤에 산책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어쩔 때는 아예 생략해 버리는 경우가 잦았다. 차라리 어떤 주제에 대해 녹음해서 유튜브로 올리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좋은 점도 많았다. 평소 모호하게 생각하던 주제를 글로 정리해 보니 내가 고민하는 지점이 또렷해지면서 생각이 정리되었다. 일할 때는 그렇게 글로 정리하던 사람이 왜 일상에서는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아내의 생각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아내도 평소 하던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이 주를 이뤘지만 아내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언제 어떤 형태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1년 이내에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이번 연재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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