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은 고민해야 등기를 친다. 첫번째 이야기
기숙사, 원룸, 오피스텔. 전세 반전세 월세 . 남의 집에 살 떄는 몰랐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이사를 가면 되고, 맘에 드는집이 보이면 월세를 내면 된다.
그러다 문득, 아 내 친구 ㅇㅇ이는 분양을 받아서 간 신혼집값이 올랐다던데 ?
나는 집주인이 보증금 돈 없으니까 못 돌려준다고 손수 새로운 세입자까지 구하려고 스트레스받아야하나?
심지어 4년간 같은 집에 살면서 같은 보증금을 돌려 받았는데, 집주인은 그사이 3억은 더 벌었네? 라는 현실자각이 파도처럼 밀려들 때가 있다.
집 한 채는 필수지! 테슬라랑 서울부동산은 무적이라고?
평온한 무주택자라이프에 혼란이 오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잠은 오지 않고
집, 산다. 나도 집산다고!
라고 내 안의 미친 결단력이 춤을 출 때가 있다.
그렇게 다음날 네이버 지도를 켜놓고 주위 아파트 시세를 쭉 둘러본다.
이 집은 10억 이 집도 12억 저 강 건너 집은 20억? 이게 뭐야. 왜이렇게 비싸.
내 예산은 얼마지? 난 집을 살 수 있나? 또다시 혼란에 빠진다.
마이데이터로 내 모든 계좌를 연결해서 잔액을 샅샅이 긁어본다. 저축 얼마 미국주식 얼마 예금 얼마... 주택담보대출 알아보기
신용대출 예상조회도 돌려본다.
네이버에 유명한 부동산 카페에도 가입해보며 예산 0억으로 00근처에서 살 수 있는 집이 뭐가 있을까요? 를 검색해본다..
다들 자기단지를 추천하는 것 같지만 아파는 참으로 많아서 더 혼란스럽다. ㅁ 동의 ㅁㅁ아파트, ㄷ동의 ㄷㄷ아파트.
일단 부동산앱에 추천받은 단지들을 조회해 본다.
00 억으로 올라온 아파트 매물들이 스르륵 나오는데 죄다 내 예상보다 비싸다.
어 옆 아파트가 더 좋아보이는데 비싸서 포기한다. 또다시 처음 조회해보았던 아파트의 매물 리스트를 수없이 쳐다보다 무한 고민의 굴레에 빠지며
그간 돈을 못 모은 내 인생을 돌아 본다. 아 2년 전에 살 걸.. 아 5년 전엔 여기가 4억이 더 저렴했네...의 과거 희망회로 돌려본다. 눈가가 촉촉해진다.
그래 과거는 어쩌겠어 지금 이 단지라도 보러가자 부동산에, 전화를 해볼까? 라며 전화하기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가격이 네고가 될지도 걱정한다한편으로는 이 단지를 이미 매수한 뒤 자가에서 출근 하는 멋진 나의 모습도 상상해 본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부동산에 묻는다
“네이버에서 108동 24평 매물 봤는데요....”
그렇게 내집마련을 위한 머나먼 고난의 대행군은 시작된다.
날때부터 부동산 매매를 잘하게 태어난 사람은 없다
몇 억이 넘는 집, 뭐가뭔지 모르겠는 구조, 있다는데 없는 것 같은 호재, 역세권이라는데 비올때마다 빡치는 집
싸다고 샀더니 언덕 꼭대기인집. 덜컥 좋아보여 샀더니 실거래가 그래프 맨 위 꼭지에 있는 나의 구입가격
다 부딪히고 머리 아파가며 등기에 내 이름 석자를 새기는 세상.
첫 집 두 번 째 집 세번 째 집을 사고팔며 겪은 혼란한 아파트 부동산 세계를 적어보려한다. 투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