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살아나세요 할아버지.

아직도 대한민국은 따뜻하다.

by 예쁜여우



소중한 인연, 그리고 나의 간절함.


7년 만에 만나는 나의 반가운 인연을 만나는 날이다. 오늘따라 나의 심장이 설렘가득한 탓일까.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어떤 모습일까? 아이들을 키우며 한동네에 살던 언니는 세월이 지나 일핑계로 만나지 못했다. 영화를 보며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난 아이들을 한 명씩 등원시키고 환승센터로 걸어갔다.


퇴사후, 시간을 보내는 나.

내 발걸음도 오늘따라, 가벼웠다.




시끌벅적한 시장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장날인 오늘 구경하며 장을 보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노랫소리에 난 구경을 하며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를 타니 연령별로 좌석을 매웠다. 장을 보고 온 뒤 무거운 짐보따리를 하나씩 들고 타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보였다.


버스 출발 10분쯤 됐을까? 앞 좌석에 앉은 할아버지가 코를 고는 소리가 들린다.

"크으으윽~"

코 고는 소리에 다들 시선이 집중 돼버렸다.


앞으로 한번, 뒤로 한번.고개가 많이 흔들리며, 더 크게 들렸다. 그때 이상하단 생각이 들어 자리에서 일어서 버렸다. 근데 나의 직감이 맞았던 것인지, 거품이 입에서 부글부글 뿜어져 나오며 쓰러져버린 것이다. 재빨리 기사분께 요청을 구하며 119에 신고를 했다. 난 심장이 두근거렸다. 손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하며 나의 즐거움이 잠시 멈춰버렸다.




꼭 시간이 멈춘 것처럼,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과 환자도 모두 멈춰버렸다.


뒤쪽에 타고 있던 군인세명이 다가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기위해 역 앞에 눕히기 시작했다.

난 옆에서 환자상태를 통화하며 구급대원에게 말하며 시키는 대로 군인들과 협동하였다. 하지만 내가 배웠던 모습과 달리 실전에선 너무 응급상황이었던지라, 말조차도 정신없이 혼동이 와버렸다. 마치 나의 가족을 잃을 것만 같은 상황처럼 눈앞이 캄캄해졌다. 한쪽 손을 깁스 한 군인이 힘겹게 심폐소생술을 하였고, 또 시간이 지나서 또 다른 군인이 번갈아 심폐소생술하는 모습에 난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엄마 이후, 쓰러진 사람을 직접 보는 건 첨이다. 귀 쪽이 파랗게 질려 자가호흡이 되지 않던 할아버지.

119 구조대원이 올 때까지 심폐소생술과 AED로 반복했다.

순식간에 들어닥친 일들이 난 아직도 생생하다. 쓰러질 때의 그 소리는 나에게 몇 번의 신호의 소리였다.


우리 아이가 열경련으로 쓰러질 때, 내가 들었던 소리였다. 꼭 깊게 잠드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 소리

"크으으윽~~ 꺼억 ".

난 지금도 우리 아이가 몇 번이나 넘어갈 때 그 비슷한 소리를 기억한다. 그때의 소리처럼 느껴져서 난 마음이 더 급했던 것 같다. 구급대원과 통화할 땐 나마저 정신이 산만한 것 같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나에게 그 시간은 아주 긴박하고 천천히 갔지만, 환자의 목숨을 조금 더 살리려는 청년들의 움직임에 나의 숨소리 역시 한풀 꺾였다.

119구급차 소리에 난 진정이 된 걸까?

가슴이 한 번 더 쿵당쿵당 벽을 치듯 맥박이 빨리 뛰었다.

응급처치를 전문가 사람들이 하는 모습에 난 정신이 번쩍 들었다.


1분 1초가 이렇게 중요했던가!.

이번계기로 나의 가족과 주변에서 닥칠 수 있는 모습을 배워보려고, 난 심폐소생술을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나의 생명도 중요하듯, 골든타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도와주었던 것 같다.


드라마나 뉴스에서 보던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진 짜릿한 모습에 "꼭 살아나세요."라는 말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한가정의 가장, 또 자녀의 아버지.

꼭 살아나시길 희망합니다.


멋진 군인청년들, 당신들이 있어 대한민국에 따뜻함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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