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엄마와 철없는 엄마가 된 딸.
여성시대 공모전, 첫 사연을 올려보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퇴사 후, 무엇을 하며 지낼까.
글쓰기모임 첫 강의 때 "엄마" 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기로 하였는데, 학창시절 책과 글쓰기는 거리가 멀었던것 같아요.
근데 아이들을 생각하며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우리 엄마를 떠오르면.
당신을 훈육으로, 지금까지 내가 우리 가족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호랑이엄마와 철없는 엄마가 된 딸.
지금까지 함께여서 고맙고, 앞으로도 나의 편이 되어줄, 고마운 우리 엄마.
소중한 딸을.. 철없는 엄마를.. 대단하고 막강한 파워로 일깨워주며 격려해 주는 우리 엄마.
없으면 그립고, 가까이 있으면 투정 부렸던 그 철이 없던 딸을..
인생의 쓴맛에 대하며 다시 한번 큰 파도의 소리로 알려준 우리 엄마.
우리 엄마는 참 고맙고, 또 가여운 존재였던 엄마이다. 옛 생각이 한 번씩 날 때면 울컥할 때가 요즘 들어 있다. 그 씩씩하고 두 다리로 잘 걸으며 자식들, 힘들지 않고, 잘되라고 뛰어다니며 힘든 줄 모르신 우리 엄마.
그 호랑이 같던 우리 엄마는.. 어디로 갔을까.. 나도 엄마가 되어, 지금은 네 명의 아이를 낳아 키우고 살아가는데.. 그중에 첫째 딸인 지은이가 꼭 나의 철없던 사춘기를 닮아버렸다.
난 그때 우리 엄마의 잔소리가 마치 큰 파도가 날 덮치고 밀어내는 것만 같았다. 그땐 사실 알지 못했다.
"왜 도대체.. 날 힘들게 하는 거지? 나 사춘기야"
"네도 니 자식 낳으면 그땐 엄마마음 알 거야"
그건 내 딸을 위한 바른길로 안내하는 길이었나 보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있다면,
한 번의 기회가 있다면......
난 우리 엄마를 꼭 안아주고 싶다.
희생하며 자식을 위해 하지 않아도 될 잔소리......
그건 내 딸을 위한 거였다고,
왜 늦게 깨우치는 걸까......죽음의 문턱을 넘으면 반성하는 내 마음이 엄마가 되어서 뒤늦게 뉘우치는 걸까?
아이를 낳고 엄마의 마음을 너무나도 뒤늦게 알아버렸다.
3년 전 호흡곤란으로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를 하고 있는 또 다른 우리 엄마의 모습을 보았다.
그땐 장녀로서 모든 일을 내려놓고 울며
"거짓말, 장난치는 거지? 아닐 거야"
뛰어갔지만, 도착하자마자 나는 응급실문턱에선 죄인으로 그 옆을 지키고 있었다.
"엄마...... 나 보러 올 거지? 돌아올 거지?
왜 안 오는 거야? 다시 돌아오면 나쁜 딸이 아닌, 엄마딸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데.. 제발 돌아와 줘.."
한 번도 난 엄마 손을 제대로 만져주지도.. 발이 시릴까 지금까지 이불을 덮어 주었던 적도 없었다.
근데 불러도 대답 없는 엄마.
우리 엄마를 부르며 처음으로 내 손으로 해주었다.
내손으로 처음으로.. 포항에서 구미는 한 시간 반거리다. 아이들 핑계로 한 달 한번 내려가곤 했는데..
왜 그랬을까...... 조금만 더 시간을 돌려준다면
"나 아이들과 손잡고 매주 찾아가서 좋은 시간 보내고 싶은데.. 아직 안되는데.. 도와주세요"
반응이 없는 우리 엄마, 그저 눈에선 눈물이 폭포수처럼 흘렀다.
우리 아이들과 신랑, 그리고 반갑게 반겨주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목소리가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할머니~"
"아이고, 우리 아가들~내 아가들 왔나~ "
이런 슬픔이 드라마에서, 주위에서 듣던 그 끔찍한 순간들이.. 내게도 오는구나.. 나에게 다시 기회가 온다면,
부모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하나님, 부처님, 외할머니, 할아버지 우리 엄마 다시 돌려주세요......아직은 아니에요"
중환자실에 누워서 인공호흡기 달고 있던 우리 엄마 모습은 아직도 난 큰 충격이었다.
호랑이 같던 우리 엄마, 쓰러지지 않을 것 같던 우리 엄마. 그 모습에 죄 없는 우리 아버지.
고개 숙이며 벌벌 떨던 우리 아버지.
"미안해요, 앞으로 그 사랑으로 키워주신 예쁜 딸, 보답하며 같이 잘살게요, 그니까 우리 엄마 돌려주세요.."
일하며 바쁘단 핑계로 안부전화도 소홀히 했던 나였었는데.. 그걸 응급실로 간호사에게 하다니..
깨어나셔서 자가호흡한다는 그 말에 너무 기뻤으나, 힘이 빠져버렸다.
3일 지나 엄마는 산소호흡기를 떼고 회복을 시작했다.
난 아직도 악몽을 꾼다.
잔소리를 듣던 그 시절 수정이가 아닌, 산소호흡기 달던 우리 엄마 모습을 보며 울던 수정이 모습을..
다시 꿈속에서 스쳐 지나간다. 또 이런 상황이 우리 가족에게 닥칠까 무섭다.
왜 이렇게 철이 없었을까......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잘 걸으시던 두 다리.
무릎이 닳을 정도로 일하시며 자식 걱정으로 살던 그 씩씩한 우리 엄마.
지금은 무척 그립습니다. 당신의 그 모습이......
이젠 그 두 다리가 힘들지 않게, 제가 부모님을 위해 뛰겠습니다.
철없는 엄마딸이 아닌, 우리 엄마처럼 멋진 엄마로..
남은 인생, 좋은 추억 만들며,
노사연의 바램 가사 처럼......
사람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듯이..
남은 인생 멋지게 살아요.
당신들을 희생으로 또 함께 그 혹독한 인생길을 걸어왔으리라 생각합니다.
철이든 딸도,
아이들에게 멋진 엄마이자 아내로 살아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아버지 어머니.
(양희은 선생님의 노래-"엄마가 딸에게" 가사중 에서)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이렇게 시작하는 엄마가 딸에게 전하는 이야기들
공부해라~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
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 아냐 그런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다. 엄마는 그 누구보다도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는 건 바로 내 꿈이라는 것을...
딸이든 아들이든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들어보신다면 모두 공감 가는 내용일 것입니다.
딸을 키우는 입장이라면 좀 더 공감이 가실 수도 있겠네요...
엄마의 떨리는 목소리에... 딸이 엄마를 향하는 외침에...
오늘따라 왜 이리 눈물이 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