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엄마

나는 내 자리가 있어 행복합니다.

by 예쁜여우

작년, 아이들과 함께 걸었던 사진을 보았다. 해상스카이워크는 바다에 비치는 그림자까지 내 눈을 반하게 만들었다. 복잡한 머리를 뱅글뱅글 돌리며, 맑고 깨끗하게 하나, 둘, 셋 켜진 조명과 멋진 파도소리와 함께 씻어준다. 저 멀리 보이는 불빛까지 밤바다의 야경이 포항바다에서 제일 멋지게 보인다.


나는 나를 위해 오늘도 달린다.


오늘은 미술심리시간.

기대가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믹싱볼을 준비해오라는 교수님. 그리고 전분과 찰흙.


첫 번째로 선을 전지에 그으라고 하셨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그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내 몸이 무언가 성급했을까? 자꾸만 속도가 붙는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 마음을 가다듬고 오직 선 긋는 것에 집중하여 천천히 그어주세요."

나에게 다가와 옆에서 계속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난 후, 속도를 10km, 20km, 30km.... 180km로 돌아가며 곡선을 내 마음껏 그리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나는 집중하기 시작했다. 꼬부랑꼬부랑 내 마음도, 머리도, 손도 오로지 색연필을 잡은 그 끝을 보며 집중.


다음은 찰흙을 뜯어 8등분을 하여 전지에 힘껏 내려쳤다. 내 몸 안에 스트레스받은 응어리를 던지듯 퍽! 퍽! 퍽! 소리와 함께 전지에 찰떡처럼 붙었다. 나쁜 기운이 빠져나가듯 홀가분하기도 하면서 퍽퍽하는 소리가 내 귀를 뚫어버렸다.


집에 오시는 돌봄 선생님과 아이들이 신문지를 찢으며 스트레스 풀 때, 솔직히 나는 치우는 것에 더 중점을 두고 있었다. 내가 경험하니 왜 했었는지 이해한다.

지금까지 한 전지를 마음껏 찢어버리라는 교수님 말에 찢으며 날려버렸다.

'찌이익~찍 , 파아악, 훨훨 ' 내 모든 나쁜 기운이 사라져 날아가버려라' 모두들 신나 온갖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했다.


내가 제일 기대했던 전분.

전분을 사용하여 아이들에게 집에서 탕수육을 만들어준 적이 있다. 물에 섞는 순간 뻐득하면서 슬라임처럼 액체가 되어 부침가루와는 달랐던 기억.

가져온 믹싱볼에 전분을 넣고 물을 넣어 섞으니 뻐드득, 묽어진 듯 내 손가락 끝에 묻혀 위에서 쭈우욱 떨어트려보았다. 손가락에서 무언가 빠져나가는 느낌. 거기에 물감을 떨어트려 섞었더니, 원색의 물감이 화려한 파스텔 노랑이 되어버렸다. 창문에 비가 올 때 빗줄기가 마디마디 끊겨 떨어지듯, 내 손가락 끝으로 우수수 반가운 장맛비처럼 떨어진다.


수업의 끝으로 물을 더부어 묽게 만든 후 전지에 부어 빙글빙글 돌리며 촉감놀이도 했다. 마치 아이들에게 필요한 오감놀이를 하는 듯했다.

' 아 이런 기분이구나, 아이들의 깔깔깔 행복한 웃음소리 '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했다. 우리 집 옥상에 이걸 아이들에게 해준다면, 난리도 난리지만 그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특히, 여름에 수영복 입혀 풀장 안에서 해주면, 손쉽게 씻기기도 하면서 일석이조일 듯하다.


홀가분하게 던지고 수업을 마친 뒤, 언니들과 함께 육아에 지친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힐링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영화 그리고 티타임까지 완벽했다. 엄마역할을 해온 우리. 얼굴은 수업기운을 받아서인지, 해맑은 슈퍼우먼들이 따로 없었다.


각자의 자리를 위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제자리로 돌아간다. " 남은 하루 파이팅!"


이 기분을 조금 더 간직하기 위해 나는 잠시 발걸음 돌려, 도서관으로 향했다.

책을 둘러보다, 꽂힌 제목.

'내 방식대로 삽니다' 오늘따라 이 책이 눈에 띄었다.

나만의 공간 안에 잠시 앉아 책을 보는 여유까지, 오늘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가끔 엄마는 지친 육아로 이런 힐링을 하며 내 마음을 다져봅니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슈퍼우먼.

I am a superwoman m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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