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가 고운 할머니와 담소를 나누다.
오늘따라 눈이 빨리 뜨인다. 늦잠은커녕 눈이 번쩍!!.
똑딱 알람도 맞추지 않았는데 내 몸은 아직도 단련되어 있다.
어제 우리 신랑덕에 상품권이 생겨 눈구경하게 생겼구나.
아이들 한 명씩 챙겨 보내고, 막내를 등원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누군가 반갑게 부른다.
" 예쁜 새댁이~예쁜 새댁~~"
익숙한 목소리의 할머니. 곱디고운 얼굴에 머리구르프를 하고 나를 반갑게 불러주시는 할머니.
" 어머 할머니, 아침부터 어디 가세요?"
" 아이고 새댁은 어디 간다고 이리 예쁘나? "
할머니는 나를 보면 예쁜 새댁, 우리 신랑은 총각아저씨라고 불러주신다.
" 할머니가 더 고우세요~식사하셨어요?"
" 내 몸이 힘들어가지고 앞에 걸으러 나왔지. 내 얼굴에 주름이 이리도 많은데 뭐가 고은교. 요즘 밥맛도 없고, 심심해서 바람 쐴 겸 나왔지. "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몸이 편찮으신 이후 혼자서 외롭게 계신다. 두 부부는 정이 많으셔서 우리 아이들 보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시끄럽게 떠들고 난리법석 해도 하나도 안 시끄럽다 하신다. 할아버지는 우리 꼬맹이랑 등원차기다리다 마주치면, 복지센터에 다니시는지 요양보호사 부축에 웃으며 인사건네고 가신다.
그 모습을 보는 내 마음이 오늘따라 무겁다. 우리 할머니도 새댁을 보면 내가 그리울 텐데...... 보고 싶어진다.
" 새댁이. 혼자 있으니 축 쳐져서 밥맛도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 "
" 할머니, 오늘 볼일보고 부추전 구워 먹을 건데 드릴까요?"
" 새댁이 고마워. 저번에도 준 게 얼마나 맛있던지. 할아버지 오시면 저녁 그걸로 먹으면 되겠네. 고마워. "
" 그럼, 5시쯤 제가 갖다 드릴게요. "
" 바쁜 시간에 젊은이 붙잡고 얘기하네, 미안해 "
할머니는 재작년 내가 해준 미나리전과 옥수수를 기억하셨는지 맛있다 하시고, 내손을 꼭 잡고 흔들며 기분이 나아지셨다.
우리나라 노인시설이 조금 더 편리해져야 하는데 사실 걱정이다. 인구는 감소하고 저출산, 노인인구는 늘어나는 대한민국. 조금 더 보강되어야 할 것 같다.
요즘 버스정류장에 있으면, 노부부나 홀로 외로이 있는 노인을 보게 된다. 나의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 돈으로 버틸 수 없는 외로움이 보이는 모습이 쓸쓸해 보여서 그런 걸까.
자식이 있어도 출가하면, 자신이 짐이 될까 괜찮다고만 하시는 부모님. 그 뒷모습을 볼 때면 뭉클해진다. 함께 보내는 시간은 즐겁고, 헤어질 땐 남모르게 눈물 훔치시는 모습.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식을 키워보니, 이런 생각도 하면서 철이 드나 보다.
젊은 새댁보다, 나이 드신 곱디고운 당신이 꽃처럼 화려하고 고우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