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둥이와 대구나들이 가다.
오늘 하루 땡땡이칠까?.
아침에 일어나기 싫은 몸부림. 막둥이도 아직 꿈나라에서 깨기 전, 하루만 쉬자라고 선포해 버렸다.
1,2,3호 학교 보내고 둘만의 기차여행. 막내를 깨우고 귓속말로 속닥속닥 해버렸다.
"쉿 비밀이야. 엄마랑 여행 가까?."
후다다닥. 여동생과의 통화 후 막내와 나는 버스를 곧장 타고, 포항역으로 가버렸다. 출근한 신랑한테 카톡으로 선포.
" 나 오늘 땡땡이 칠게"
라고 선포 후 슈우 우웅 날라버렸다.
포항역으로 가는 길이 신났는지, 막둥이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얼마나 좋을까? 내 마음도 들썩거렸다.
막내만 데리고 가는 건 이유가 있다.
비용, 식비 모든 걸 떠나서, 다른 아이들은 지금까지 더 많이 해주고 놀아주고 여행도 많이 갔다. 막둥이는 늦게 태어나 찬스를 제대로 써본 적이 없어 늘 마음에 걸렸다. 세월이 흐르니, 온갖 쓸데없는 생각이 든다. 옛 사진을 정리하면서 부모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다른 아이에 비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를 타며 긴 시간을 내 옆자리에 머물게 하기 위해 30분 만에 가는 KTX대신, 1시간 정도 걸리는 누리호를 선택했다. 지루할 것 같은 아이를 위해 편의점에 들러 간식, 물, 커피등 사서 나왔다.
막내는 종이봉투를 룰루랄라 아주 몸짓부터가 들고 가는 모습이 유별나다.
" 그렇게 좋아? 언니들한테 비밀 쉿!."
" 알았어 엄마. 쉿! 근데 엄마 너무 착하다."
순간 빠아앙 터져버렸다. 이런 게 착한 거라니......
탑승 후, 우린 조용히 창밖을 보았다. 눈에 펼쳐진 풍경. 둘만의 시간을 평일에 간다는 것이 설렜다. 중간정도 가서 몸이 근질근질하는 막내에게 핸드폰을 보여주었다. 역시 더 수월하게 잘 있구나. 신랑에게 보여주기 위해 '찰칵찰칵'
막내의 모습을 찍어 보여주었다.
" 신났네 아주 둘이. 조심히 잘 다녀와."
" 고마워. 좀 놀다 올게."
백조생활을 하는 나는 오늘따라 더 기분이 UP 돼버렸다.
드디어 도착.
고마운 여동생은 우리가 내리는 곳까지 마중 나왔다.
손을 흔드는 모습에 막내는 방긋방긋 웃었다.
" 이모. 우와아아 엄마, 이모도 가는 거야?."
엄마는 대구길을 잘 몰라서 이모찬스를 썼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둘은 엄마보다 오랜만에 봐서 더 좋아했다.
셋이 모이니 에너지가 팡팡 쏟아지기 시작했다.
일단, 눈구경부터 하기 위해 신세계백화점을 들렸다.
쇼핑은 패스.
막내는 오늘따라 기분이 덩실덩실 춤추며 다닌다.
이모가 있어 마냥 좋다던 아이. 장난으로 내가 둘이 가게 놔두면 껌딱지처럼 나의 손을 붙잡는다. 아직 아기 같은 막내손을 잡으니 내 마음이 뭉클하면서 기분이 묘하다.
다 둘러보고, 동생이 한마디를 했다.
" 언니, 내가 다시 월급 타면 가방 사줄게."
" 갑자기? 왜? 너 필요한 거 사서 써."
한지역에 살다 이사 가버린 동생. 오늘따라 철이 들었는지 더 반갑다. 나랑 싸우며 지냈던 시간들이 그리웠을까.
나 역시 가까이 있을 때 시간들이 그리워진다. 좀 떨어져 있음 미웠던 사람도 애절하고 보고 싶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