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땡땡이소녀(2)

달성공원, 동촌유원지 힐링.

by 예쁜여우

꼬맹이는 기차는 탔지만, 질리도록 타보진 않았다.

서울에서 잠시 첫아이와 살 땐, 눈으로 보여준다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며 지하철을 수없이 타봤다. 지방으로 내려온 뒤, 어쩌다 한번 탈까. 나 역시 오늘처럼 타본 건 아주 오랜만이다. 대구 지하철은 한 번도 타 보지 못했다.

혼자 아이를 데려왔음 오늘도 멘붕이 제대로 왔을 것이다.

막내는 지하철을 탈 때, 낯선 환경 탓에 오늘따라 나에게 더 바짝 붙어 다녔다. 이 녀석은 커서 혼자 다닐 때 어떻게 살아가려나 하며 잠시 머릿속에 맴돈다. 다른 아이들도 어릴 땐, 걱정이 앞섰는데 그건 나 혼자만의 쓸데없는 걱정인 듯하다. 하루가 달리 커가는 모습에 엄마의 마음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20분 뒤, 도착한 곳은 동물이 있다는 달성공원.

서울대공원에 비하면 쨉도 안되지만, 가까운 거리의 동물원이다. 사자 호랑이가 있다니 단번에 o.k 하는 막내 때문에 이 장소를 택했다.


목적지로 올라가니 동물들이 하나씩 보였다.

신기해하며, " 이건 뭐라고 쓴 거야?"라며 묻는 아이에게 하나씩 읽어주고 세밀하게 알려주었다.

아마 넷은 불가능했던 일이다. 장난으로 아이에게

" 오늘 하루만 외동딸해 알았지? 좋아?." 하니,

미소만 짓고 대답은 하지 않았다.

지금은 혼자가 좋지만, 언니들 생각이 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나도 둘이 와서 편하지만, 왠지 모르게 빈자리가 느껴졌다.


동물을 보며 목이 탔는지 마트를 보며 막내가 반짝한 눈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 엄마 나 저거 먹고 싶어. 사주면 안 돼?"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애교가 많은 건지, 안 사줄 수 없었다.

물가가 제법 비싸긴 하나보다. 슬러시가 담긴 컵은 4000원 동물모양의 컵은 5000원이라는 말에, 망설임 없이 동물모양 컵으로 샀다. 시원하고 달달한지 쭉쭉쭉 먹는 모습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달달 해져온다.


날씨가 제법 더워졌다. 동물들도 더운지 낮잠을 자며 드러누운 동물들이 많았다. 시원한 분수소리를 들으며, 그늘밑 벤치에 앉아 동생과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다.

꼬맹이는 지치지도 않는지 비둘기를 쫓아다니며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기차시간에 맞춰 우린 한 군데 더 들렸다.

배꼽시계도 울리고 발걸음이 조금 더 빨라졌다. 동촌유원지로 가는 길은 막둥이가 조금 힘이 빠졌나 보다.

다리가 아프다며, 앉아서 쉬었다 간다고 얘기를 한다.

내연산을 오를 때도 쉬었다 반복하며 끝까지 완주한 아이기에 조금 쉬었다 가면 괜찮을 것 같았다.


이리저리 둘러보며 둘레길로 보인 금호강.

밤에 오면 더 전망이 좋을듯한 아쉬움이 들었다.

다음에 1박 2일로 이코스를 들려 맥주 한잔 기약을 했다.

식당을 들어가 음식을 시키고 있는데, 막둥이가 지쳤는지 갑자기 물수건을 얼굴에 덮고 있었다. 지칠 때도 됐지.

그래도 보채지 않고 잘 따라다녀 기특하다.

인어가방과 머리의 방울이 눈에 띄었는지 상인들이 아이에게 말을 건넨다. 더운 날씨에 지친 모습을 보였지만 아이의 모습에 얼굴에 미소가 띠었다.

주변 커피숍을 들러 여행 마무리를 짓고 잠시 쉬었다.


시간은 짧았지만, 동생과 함께한 추억이 또 내 보물창고에 저장이 되었다. 역시 좀 떨어져 있어야 싸우지 않고 아쉬움이 가득한가 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늘 하루 땡땡이소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