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렇게 성장한 거니?
아침 일찍 눈이 번쩍.
요즘 첫째의 일상을 들어준다고 밤잠을 설친다.
세상이 어찌 되는지. 아이들 인성이 걱정되는 세상이다.
어른부터 잘해야 다음 세대가 잘 성장할 텐데......
학교 담임과의 상담은 나 역시 불편하다. 하지만 내 아이를 위해선 꼭 필수인 듯하다. 처음에는 혼자 잘할 거야. 어른이 개입이 되면 안돼라고 생각했지만, 요즘 뉴스에도 나오듯 아이들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 된 것 같다.
첫째는 엄마와 매번 소통을 해서인지 씩씩하게 잘하고 있는 듯 하나, 걱정이 앞설 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더신경을 쓰는듯하다. 학교폭력과 개인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 수준이 어디까지 해당되는지 더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말 동안 뒤숭숭한 마음을 뒤로한 채, 아이들과 나들이를 위해 아침부터 나는 도시락을 준비했다. 꼬맹이가 큰 김밥을 먹을 때마다 쪼그마한 입이 찢어질까 안절부절못한 내 마음에 꼬마김밥도 싸버렸다. 그리고 공휴일인데도 아침부터 출근하는 신랑을 위한 사랑의 도시락, 여우들과 먹을 점심도시락. 간식도 챙기고 필수인 얼음물과 음료. 사 먹으면 다 돈낭비라는 백조엄마의 알뜰살뜰.
후다다닥 번개처럼 움직여 아이들과 준비 끝.
또 지인의 찬스. 출발!!
경주대릉원을 먼저 도착했다. 아이들은 부쩍 커버린 탓에 막내 빼곤 기운이 하나도 없다. 꼬맹이일 때는 어디 가자 하면 아싸! 이러고 지칠 겨를 없이 활기찼는데, 이젠 제법커서 조용조용하다.
' 우리 오늘 제대로 힐링하고 가자?.'
"얘들아 거기 좀 서봐. 예쁘게 웃어."
청소년은 시시한가 보다. 막내만 웃고 신나고, 나머지는 부끄러워 몸이 빌빌 이리저리 꼬이고 난리법석이다.
예전에는 '찍자'하면 자동으로 포즈를 잡았는데......
앞모습은커녕 나만 뒤에서 신나서 찍고 있다.
그래도 자연스러운 사직덕에 하늘과 경주의 배경들이 우아하게 찍혔다. 이렇게 신라유물들이 화려할까?
드라마에 푹 빠져 사는 요즘 '대왕의 꿈'에 등장배경이 생각이 났다. 역시 드라마에서 봐서인지 더 관심이 생긴다.
어릴 적 수학여행 때 왔을 때는 전혀 관심 없던 내 모습이 아이들과 꼭 닮았다. 지인과 나는 설명을 해주며 곳곳을 살펴보고 갔다. 그런데 아이들은 여전히 무뚝뚝...... 말하면서도 가슴에선 쑤욱 쑤욱 올라오면서 나를 되돌아보며, 쭈우욱 꺼져버렸다.
' 그래. 너희도 이다음에 엄마처럼 다시 한번 와서 보렴. 그리고 이 시간을 꼭 기억해 줘 알았지?'
천마총을 구경하고 왕릉을 둘러보았다. 거대한 무덤들이 사방으로 있는데, 경주가 이렇게 좋은 곳이었나?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딱 다섯 번 갔었다. 타 지역에서 3번, 그리고 2번은 아이들과 함께 왔었다. 이곳을 꼼꼼히 둘러본 건 포항정착 후, 처음이다.
둘째가 배가 몹시 고프다 하여 첨성대를 지나, 계림숲으로 가보았다. '김알지가 태어났다는 계림숲' 소나무와 산향기로 가득한 계림숲.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며, 배고픔에 돗자리를 피며 자리를 잡았다.
" 짠! 얘들아 맛있게 먹어~배부르게 먹고 쫌 걷자?"
아이들은 배가 많이 고팠는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첫째가 이번김밥이 더 맛있다고 칭찬을 했다.
' 왜? 항상 맛있다고 해야지'
막내와 셋째도 맛있게 먹는 모습에 흐뭇하다.
" 안 싸 오면 어쩔뻔했을까?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
뒷정리를 하며 잠시 숲냄새를 맡으며 앉아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았다. 이것이 행복이겠지?.
첫째와 둘째는 석빙고를 향해 걸어갔다.
석빙고(石氷庫)는 얼음을 저장하기 위하여 만든 석조 창고를 말한다.
지인과 나는 아이들이 다녀올동안 조금 더 여유롭게 앉아 담소를 나누었다.
막내의 요청덕에 나는 손을 잡고 부랴부랴 첨성대 쪽으로 먼저 내려와 문제를 해결해 준 뒤, 지인과 아이들 있는곳으로 합석했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다. 땀이 나기 시작 하지만, 아직까진 눈으로 보는 배경이 좋아 버틸만하다. 양귀비 꽃밭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사진을 찍고 있다. 가족끼리 와서 여기저기서 '찰칵찰칵',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슈우 우웅~~~ 하는 모습. 그리고 배경음악까지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조금 더 가보니 동궁과 월지.
밤에 오면 멋지다는 그 모습이 눈앞에 황홀히 펼쳐졌다.
아이들은 이제 슬슬 다리가 아파오나 보다. 둘레길을 쭈~욱 걸으며 배경을 더 많이 눈에 넣었다.
조금 적응이 된 걸까? 따로 놀던 녀석들이 슬슬 붙기 시작하며 장난기가 발동했다. 깔깔깔 요리 저리 뛰어다니며,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뭉치기 시작했다.
'그래 이거지! 흩어져 놀면 내 마음은 아쉬워 아직.'
영원히 똘똘 뭉쳐서 지내야 한다. 네 마리 여우들!
첨성대를 보고 돌아 나오며, 다시 황리단길로 향했다.
꽤 많이 걸었다. 다리도 아플 텐데 잘 따라다니는 막둥이와 아이들. 같이 있는 모습이 여전히 이쁘다.
첫째가 쫀드기가 유명하다는 말에 지인이 아이들에게 사주었다. 나는 고마움에 옆집 아이스아메리카노 두 잔을 사며 잠시 벤치에 앉아 아이들과 얘기를 나누며 경주나들이의 끝을 맺었다.
오늘도 너희와 함께한 예쁜 추억 잊지 않을게.
그리고 네 마리 여우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