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른 뒤, 제비처럼 둥지를 떠나겠지?
일주일은 수많은 일들이 훅훅 지나가버린다.
일을 하고 있지만, 가끔 나의 길이 맞는지, 우리 아이들을 두고 내가 열심히 살면 언젠간 나에게도 꽃길이 열릴 수 있을까? 한 주 동안 수십 번의 갈팡질팡한 나의 마음. 주룩주룩 내리는 비가 퇴근길에 스쳐 지나가는 파노라마와 함께 내 마음에도 비가 내렸다.
사회생활을 하며 스쳐 지나간 사람들. 그 속에는 각각의 개성으로 나에게 맞는 사람과 또 맞지 않은 사람이 다양했다. 만남이 다양할수록 그 속에서 진주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반대로 그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지금까지 인간관계가 어려운 나에게 큰 과제를 준다. 실패한 나를 되돌아보며 반성을 하기도 한다. 언제 어디서 다시 부딪칠지 모르는 좁고 좁은 세상. 하나씩 뜯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며 살아보려 한다. 살면서 강한 엄마이지만 나의 단점을 보강하며 산다는 것은 아직도 미숙하고 어렵다.
또다시 찾아온 토요일.
비가 주룩주룩 지역곳곳은 잠겨진 곳도 있다.
비가 오거나, 태풍이 오면 걱정이 앞설 때가 있다. 특히 신랑의 출근길. 하지만 오늘은 쉰다 해서 마음이 놓인다.
퇴근 후 한시럼 모든 생각을 내려놓았다.
역시 집이 최고다! 가족과 함께 있다는 건 정말 낙원이 따로 없다.
"얘들아, 여보? 김밥 싸줄까?"
내가 가장 잘하는 음식인 김밥 그리고 친정엄마가 농사지어 보내준 귀한 옥수수 한 박스. 주말은 이걸로 푹 쉬자.
옥수수를 한솥 삶아 식혀두고, 김밥재료를 준비했다. 오늘따라 신랑은 여기저기 구석구석 대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재료를 준비할 때 항상 내 앞에 머뭇거리는 우리 집 막내.
" 치즈 줄까? 두 장 먹어~"
신랑이 청소를 끝내고 슬금슬금 오더니,
" 내가 쌀까? 재료 다 넣음 되지?"
" 오~얘들아 아빠 김밥 먹자!"
두꺼비손을 깨끗이 씻은 손. 위생장갑을 끼라고 하니 불편한지 몇 번을 씻는다. 오늘 나 대신 싸준다고 하니 잔소리처럼 들릴까 그냥 앉아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오~누드김밥. 얘들아, 아빠표 김밥 먹어봐!"
셋째, 넷째가 달려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역시 김밥은 꽁지가 맛있네. 그리고 남이 싸준 김밥은 더 맛있다.
"아빠 왜 이렇게 맛있어? 애기김밥도 싸줘."
막내의 말에 나는 순간 머뭇거리며,
"오늘은 아빠가 싸준 누드김밥 먹고, 다음에 또 먹자"
막내가 맛있다고 하자 계속 공장손을 돌리는 김밥
오늘따라 두꺼비손 김밥이 더 매력적이다.
하나, 둘 배부르게 먹고 자리를 뜨고 치우는 건 내 몫.
'덕분에 저녁 해결 했네. 한 번씩 찬스 쓸게, 고마워'
몇 주 전 제비부부가 둥지를 트고 새끼를 낳아 기를 때가 엊그제인 듯 보였는데, 하루하루 달리 포동포동하게 커가는 새끼들이 출근길에 눈에 아른거린다. 우리 집 막둥이 녀석도 땡칠이와 제비새끼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막둥이도 둥지 안이 신기한지 매일 들여다보는 듯했다.
일요일 아침,
모닝커피를 하며 아이들 없는 틈을 빌려 밀린 숙제를 하러 잠시 밖으로 나와 둥지를 보는데 다들 어디 갔는지 둥지가 비었다.
벌써 떠난 걸까? 금요일 아침까지 시끌벅쩍했던 제비소리가 오늘따라 조용한 둥지만 덩그러니 남았다.
토요일 비가 많이 내려 출근길이 허겁지겁 바쁘게 움직였는데 그때 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눈에 아른거린다.
'제비야, 건강히 움직이고 또다시 찾아오렴.'
부부가 되어 출산하고 자식을 독립시키는 시기가 제비부부보단 길지만, 나에게 추억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하루이틀, 일 년 이 년, 십 년이 후욱 지나버린 오늘. 네 명의 진주들 역시 시간이 지나면 내 품을 떠나 각자의 자리에 있겠지? 오늘따라 우리 부모님과 어릴 적 시절이 그리워진다.
이 행복한 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늘도 엄마는 일주일을 정리하며 글로 남긴다.
" 얘들아, 건강하게 크고 좋은 추억 만들며 살아보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