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름. 이렇게 마무리를 지어가는구나.
"생일축하해. 그리고 용돈"
무뚝뚝한 남편이 제일 큰 사이즈 케이크랑 용돈을 주었다.
나는 지친 마음에 더 울컥해 버렸다. 일 때문에 지쳐 집에 오니, 아이들이 난리법석. 그리고 운동하고 서프라이즈처럼 들고 온 케이크.
"내가 제일 큰 사이즈로 달라고 말했어~근데 초 개수 맞지?"
"음.. 하나 모자라네?"
아이들이 만 나이로 치면 맞다고 웃어버렸다.
순간 눈물을 보일까, 케이크를 잘라주며 멀찌감치 도망가버렸다.
바쁘고 내 몸이 따라주지 않는 일을 하러 또 무거운 몸을 일으켜 출근 준비를 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도,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듯했다. 며칠 지나 나는 살포시 건넸다.
"몇 번을 생각해 보았지만, 아닌 것 같습니다. 퇴사하겠습니다. 밑바닥부터 올라가는 시간이 길어질 것 같아 이분위기로 다른 동료에게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내 몸이 한 달 반 만에 흐느적흐느적.
발바닥이 퉁퉁. 조금 더 버티자 지금은 안돼.
아이들을 보며 맛난 것도 사줘야지. 조금만 더 버티자.
내가 끈기가 없나? 배우고 싶은데, 나는 최선을 다하는데.
너무 성급해지는 느낌. 그리고 욕심 때문에 내 몸의 신호가 와버렸다.
누군가는 끈기가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하루 종일 서서 있는다는 건 내게 고문과 같았다.
나이가 드니깐 내 몸을 하나씩 망가트려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욕심 때문이었을까, 눈물을 머금고 버텼지만 더 이상하면 몸도 정신도 모두 놓아버릴 것 같아 결국 뱉어버렸다.
" 죄송합니다. 퇴사하겠습니다."
처음 입사한다고 들뜬 마음을 붙잡고 싶었지만,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더 싫었다.
퉁퉁부어버린 내발, 그리고 처음부터 내 딛기 위한 노력에도 얻지 못하는 성과. 이건 나와 맞지 않는 듯 다시 한번 느꼈다.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알겠습니다."
퇴사 후,
또 다시 해내지 못한 나의 못마땅한 마음.
우울모드로 변해버린 내가 낭떠러지에 다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자고 일어나고 자고 일어나고, 무한반복에 그 모습이 안쓰러웠을까? 몸이 더 망가질까 걱정하는 가족. 아이들과 신랑은 나를 위해 조용히 하루를 보냈다.
"좀 쉬고 일해, 지금까지 쭈욱 일만 해왔었는데 쉬어야지. 굳이 빨리 나가서 몸만 더 망가트리잖아. 당분간 푹 쉬어."
그래. 얘들아 미안해, 너무 성급했나 봐.
나이만 들어서 몸이 예전 같지 않구나. 내 몸을 위해 선택한 거라 후회하지 않는다.
올여름도 당분간 백조엄마로 지내며 너희와 추억 만들며 보내야겠구나.
슈퍼우먼 엄마가 되기위해 아이들을 위해 버텼다.
쉽게 포기하면 안 되지만,
나는 누군가 입을 떼도 최선을 다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몸의 위해 stop이 맞다고 생각한다.
" 저는 충분히 최선을 다해 일을 했습니다. 더 이상의 빠른 기대는 힘들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