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맞이하는 노을빛

새빨간 노을빛처럼 내 마음도 물들다.

by 예쁜여우

째깍째깍. 몸이 적응하듯 내정신도 적응할 차례.

"얘들아, 일어나자. 학교 가야지!"

막내 빼고 기상기상. 막내는 요즘 제일 늦잠을 부리는 숲 속의 공주님이네. 학교 가기 전 푹 자렴.

하나, 둘, 셋.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그다음 내 차례, 돌봄 선생님께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건넨 뒤, 막둥이 발가락을 간질간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매일 데려다주다 추워지기 전, 등원차량을 부탁드렸다. 그 덕에 출근길이 수월해졌지만 재잘재잘거리며 눈꺼풀이 반풀린 막둥이 모습이 아른거린다. 버스에 내려 카페에 들려 잠이 덜 깬 내 머리를 깨우려 모닝커피를 마시며 생각에 잠겼다. 오늘도.. 내일도.. 즐거운 하루.


요즘 하루, 일주일, 한 달이 훅훅 가버린다. 어른들이 10킬로 20킬로는 아주 천천히 가지만, 30킬로부터는 쥐도 새도 모르게 잘도 간다는 말이 이제야 느낀다.

'아쉬운 하루하루를 알뜰히 보내려고 하는데 워킹맘 잘하고 있는 거지?'


퇴근길, 버스 안에서 속닥속닥 거리는 사람들.

나만큼 설렘으로 즐거워 보인다. 창밖에 보이는 하늘도 붉은 태양을 삼키며 노을을 만들어내는 가을하늘이 눈에 아른거려 찰칵.

내 폰에서 익숙한 주인공.

"나 운동 다녀올게. 청소 다 해놓고 가는데, 집에 와서 애들이랑 쉬고 있어. 사고 치지 말고 기다려."

'음...... 오늘은 잔소리 안 하고 좋은 엄마로 지내볼게.ㅋㅋㅋㅋㅋㅋㅋㅋ'

하차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를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이 더욱더 보고 싶어 있는 힘껏 걸으며 집에 도착. 제일 먼저 맞이하는 땡칠이. 꼬리를 흔들며 못생긴 얼굴을 내민다. "땡칠. 하이!"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막둥이의 애교.

"엄마, 하이! 쫑알쫑알......"

'역시 집이 최고네. 내가 머물 수 있는 공간 우리 집'

"얘들아, 엄마랑 댄스 좀 하까? 체조하고 우리 조용히 쉬자!"

"어? 그게 뭔데?"

"운동대신 집에서 할 수 있는 달. 밤. 체. 조. 에어로빅."

티브이로 유튜브 틀어 하나둘, 방방방 뛰니, 2호 3호 4호 차례로 꾸무적 거리며 어느새 히히닥거리며 잘도 따라 한다.

노래 끝나자, 한 명씩 헥헥거리며 오늘은 조금만 하고 stop. 막내는 여전히 웃기다고 껄떡껄떡 넘어간다.

'몸치엄마 운동할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마워. 10분만 투자하고 점점 늘려가자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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