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1호와 추억의 시간을 보내다.
26년 2월.
지난 2월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달이었다. 하지만, 진주넷과 반쪽이 내 옆에 머물러주어 25년을 잘 마무리하며 얻은 것도 많은 해였다. 퇴근길, 오늘따라 하늘에 하나, 둘 박혀있는 반짝반짝 별들이 수놓아져 있다. 요즘 내가 감성이 풍부해졌는지 하늘, 나무, 땅을 보면 글감이 톡톡톡.
우리 집 지붕 위로 보이는 별들이 이렇게 예뻤나? 오늘따라 반짝반짝 거리는 별들이 빛을 바란다.
수요일 오전.
후다다닥 훅훅. 모두들 자기 일을 무사히 마치고, 오전근무후 퇴근. 퇴근길 내손은 자연스럽게 집에 있는 첫째에게 따르르릉. 동생들에게 치여 지금까지 맏이역할을 톡톡히 한 1호. 그 보상으로 나는 한 번씩 데이트를 요청한다.
"엄마 어디야? 나 지금 나왔어. 분식집 가서 밥 먹고 학원 갔다가 올게."
"그래. 그러자."
딸과 만나 걷다 보니 환승센터가 보이기 시작했다. 순간 내 마음이 돌변해 버렸다. 내 눈에 보이는 마을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 우리 급행 가자. 오. 도. 리"
"어? 엄마! 진짜?"
"뛰어!"
딸이 출발하려는 버스에 손을 흔들자 멈춰 섰다. 우리는 급 오도리로 향했다. 근데 가면 카페? 음식점? 어디로 가야 하나......
지인들과 가보았던 길. 나는 그곳이 보이자 정차하기로 했다. 배에서 꼬르륵꼬르륵.
"딸 머하고 싶어?"
"편의점 가서 라면 먹고 카페 갈까?"
"오케이. 해보자 우리!"
파아란 겨울바다. 파도는 조용히 철퍼덕철퍼덕. 푸른 하늘 아래 갈매기들이 끼억 끼억 날아든다. 도로를 지나 편의점이 보였다. 컵라면 2개, 핫바 2개, 김밥 1개를 집어 삑삑삑 계산을 하니 능숙한 1호의 손이 내 두 눈을 녹였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둘만의 소소하지만 함께 있어 행복한 시간. 어릴 적 우리 엄마와 여행을 하며 다니는 것이 소망이었다. 학창 시절 우리 엄마는 나와 단둘이 데이트한 적이 없었다. 내가 자식을 낳을 때 내가 그리던 엄마와 딸로 좋은 추억과 시간을 보낼 것이라 다짐했다. 그 시간을 즐거워해주는 아이들만 보고 있어도 어릴 적 아쉬움이 싸악 사라진다.
오늘도, 내일도, 나는 어릴 적 아쉬움을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채우고 달래 본다. 행복한 순간 하나하나를 브런치에 적으며......
배부르게 먹고 난뒤, 다시 걷기 시작했다. 예전 큰고모와 갔었던 곳을 가고 싶다는 딸. 오르막길을 낑낑거리며 걸어 도착하였다. 음료수를 주문 후 우리는 구경을 하며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찰칵찰칵. 출퇴근 룩으로 입고 온 옷이 형편없는 엄마지만, 그래도 둘이 데이트해서 좋다는 1호. 사춘기에 푹 빠져버린 소녀. 오늘따라 웃는 모습으로 처음 내 품에 왔었던 그 모습이 생각났다. 여우눈처럼 웃을 때 아주 매력적인 아이.
나의 클라우드에 어릴 적 사진이 마음에 들었는지 쏙쏙 자기 핸드폰에 저장하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작고 작은 아이. 아직도 그 모습이 빼곡히 남아있는 딸의 모습은 여전히 예쁘다.
3층으로 올라가 딸의 사진을 찰칵찰칵. 어색한 사진보다, 자연스러운 사진이 예쁜 딸이다. 셀카를 찍는 우리 둘. 닮았나? 점점 나의 어릴 적 모습이 나오는 딸아이모습이 신기하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풍경. 노랗게 보이는 바깥풍경은 사진속 내 모습과 닮아있다. 세월이 흘러 익어가듯 내마음에 스르륵 와닿는다.
청하에서 첫 출발하는 마을버스. 시간이 다되어 딸과 자주 오자고 아쉬움을 달래며 나왔다. 시골의 허벌판에 떡하니 서있는 정류장. 수다를 떨며 하하 호호하고 있으니 지나가던 차가 멈춰 섰다.
"어디까지 가나요? 태워드릴까요?"
"아니요 괜찮아요. 버스 타고 가면 돼요. 감사합니다."
나는 웃으며 감사의 표시만 전달했다. 15분쯤 지났을까? 마을버스가 섰다.
"청소년 1명, 어른 1명이요."
뒷좌석에 앉아 다시 수다를 떨며 오늘 찍은 사진을 보았다. 반가운 카톡도 왔다.
사진을 보내니 웃는다. 나와 너 닮은 아이. 하루는 아빠얼굴, 내일은 내 얼굴. 1호, 2호, 3호, 4호 닮은 얼굴이 다를 때 그 모습이 신기하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다 닮지 말고 건강한 모습만 닮아다오 아가야. '